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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포브스 내쉬(John Forbes Nash Jr. 1928~)는 경제게임에 관한 균형이론을 제창한 미국의 경제학자이다. 약관 21세의 존 내쉬가 제출한 27장의 학위논문을 평가한 프린스턴대학교의 담당교수는 추천서에, "그는 천재다" 라고만 썼다. 영화에서 보듯 그의 균형이론은 술집에서의 작은 에피소드로부터 출발한다. 물리학도 배우지 않고 상대성이론을 비판한다며 아인쉬타인으로부터 핀잔도 들었다 하니, 그럴싸 하다. 그가 제시한 균형이론은 150여년 동안 경제학을 관통하던 아담스미스의 경제이론을 뒤집어 보였다. 생산자의 손이 그려내는 곡선과, 수요자의 손이 만든 곡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형성된 시장가격을, "보이지 않는 손"의 창조라며 "받들엇총" 하던 당시의 분위기를 깬 것이었다.
존 폰 노이만 (John Von Neumann, 1903~1957) 은 게임이론에 관한 한 존 포브스 내쉬와는 접근방식이 달랐다. 즉 게임, 협상 전체참가자의 이익합계는 0 일 뿐이라는 제로섬이론을 내세웠다. 따라서 최소최대의 덫 속에서 비율게임을 벌일 수 밖에 없으니, 선점이나 경쟁자 제거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것은 인간의 이기심을 바탕으로 한 그의 사고방식에 기인한 것이었다. 맨하탄 프로젝트로 불리던 원자탄 프로젝트에 깊숙히 관여했던 그의 이러한 이론적 배경은, 냉전시대 대소련 핵미사일 수의 경쟁을 부추길 수 밖에 없었다.
장기는 적색의 한나라와 청색의 초나라가 벌이는 한판 게임이다. 마주선 대칭은 이미 제로섬이론을 형성하였다. 노이만이 주장하는 경쟁의 선점과 경쟁자 제거라는 깊숙한 욕망이 장기판을 난무한다. 한 개의 기물이라도 더 살아남는 것이 더 유리해짐은 당연한 얘기다. 단, 직책과 함께 부여된 사회적 책임과 힘의 경중은, 이익의 최소최대를 조절하는 질적 능력이 된다. 소위 "차포를 떼이고 장기를 둔다"는 게임이 사회 곳곳에 난무한다고 불평들 하지만. 게임은 장기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 남, 북한이 약간씩 장기의 모습이 다르다곤 하나, 굳이 엉뚱한 곳을 두드리게 할 정도로, 인간의 균형게임 저장소엔 재미없는 것들만 가입된 건 아니다.
존 포브스 내쉬의 균형이론은 존 폰 노이만의 그것과는 다르게, 사회전체이익의 방향을 제로라는 수치개념으로 등치시키진 않았다는 점이다. 즉 게임, 경제에 참여한 구성원 스스로 각자 추구한 이익이, 하나의 귀결점에 도달한 곳을 균형점으로 보았다. 현대자본의 급팽창 속에서 공급의 홍수를 조절하는 공급자들은, 야합의 카르텔과 광고전쟁이라는 생존경쟁 파도타기를 습관적으로 하고 있다. 수요자들은 전선 탈취, 송유관 파열, 수돗물 도둑질, 소프트웨어 복사 등등으로 수요곡선을 왜곡하며 공급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존 포브스 내쉬는, 공급자들이 동등한 광고시장에서 최선의 이익을 향한 행동을 숨기지 않는 지점을, 경제게임의 균형행위로 평가하였다.
장기알은 이름이 각각 부여되지만 바둑알은 그렇지 않다. 장기판의 이름들은 서로의 인연에 따라 마주 서고 고꾸라지고 피해 간다. 국토가 정해지고 왕궁이 증축되고 게임의 승부를 향한 칼날은 한쪽으로 곧추 선다. 사람의 손은 두 개지만 나홀로 장기 한판을 두진 못한다. 그 자들의 지위를 알고 밀명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둑은 양 손으로 둘 수 있다. 새내기 18급은 18급과 둘 수 있고, 전설의 기원 5급은 또 똑같은 급수와 마주설 수 있다. 이름이 없으니 한 치 앞은 커녕, 좌우에 마주 붙어 있는 양팔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바둑판에선 지독한 미생물과 악독한 항생제가, 서로의 외모와 전술을 끊임없이 평가하며, 자신들의 팔다리를 잘라내는 인고의 부활도 마구마구 해낼 수 있다. 하얀돌과 검은돌은 인연처럼 마주치기도 하지만 우연처럼 데면데면한 곳에 서기도 한다. 하지만 씨줄 날줄이 넘나드는 361지점은 자연이라고 하기엔 또한 적막하지 않다. 기원에 가는 평기자들은 항상 이를 명심하고 사진촬영에 임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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