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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명진스님
아래 불교관련 글(댓글)을 읽으면서 참여해 볼까하다 말았다.동서양 철학사를 통사적으로 살필 안목도 없을 뿐더러 고수들의 지식향연에 밑천 딸리는 나같은 자가 끼면 실례가 될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자 끄적여 볼까 한다. 논쟁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고(능력도 없고) 다만, 불교를 제몸에 체화시켜 살고자 발버둥 치는 이의 의견정도로 받아주면 고맙겠다. 인문 사회적 비평에 능한 사람의 불교에 관한 시각도 필요하겠지만 그런 지식체계 없는 생활불교인이 어떻게 불교를 느끼고 이해하고 있는지, 간보기 하는 것도 의미 있지 않겠냐? 그렇다고 대답해 주니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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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앎'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냐.
~을 알다 할때 그 '앎'이란 것이 두 종류가 있댄다. 음, 하나가 아니고.
1. 그리스적인 앎 2. 인도적인 앎
그리스적 앎이란 쉽게 얘기해서 '나 이외의 것들'에 대한 앎이다. 대표적으로 물리학, 천문학,,,,,물론 신에 대한 학문도 여기에 들어간다. 서양애들이 '안다'하는 것은 이렇게 자신을 뺀 외부적인 것에 대한 탐구의 결과이다.
인도적 앎은 정반대다. '나 이외의 것들'은 몰라도 된다는 거다. '나'에 대한 앎이 진정한 앎이라는 거다. 사물에 대해 좀 안다는 게 뭐가 대단한가, 굳이 내가 알지 않아도 된다, 이런 입장이다. 나 이외의 모든 것들에 대해 '앎'이 있다고 해도 정작 '나'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 그거야 말로 바보 천치 아니냐는 거다. 따라서 이들은 가급적 죽음이 오기전에 자신의 존재를 깨닫기를 원한다.
그리스적 앎 입장에서 보면 인도적 앎은 넌센스다. '나'는 이미 다 알려져 있는 거 아니냐, 내가 굳이 '나'에 대해 새삼 탐구할 필요는 없다! 이다. 이에 대해 인도적 앎은 이렇게 말한다. 너는 너 자신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너의 착각일 뿐이다, 라고.
그리스적 시각에서 인도를 보라, 나무 그늘 아래서 명상이나 하면서 킬링타임이나 하는 수도자들, 그리고 그런 수도자들에게 음식과 돈 따위를 공양하는 한심한 신자들이 보일 것이다. 인도적 시각에서 그리스를 보라, 자기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외부적인 것에 얽매여 돈과 욕망을 추구하다가 인생을 허비하는 무가치한 삶이 보일 것이다.
그리스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소유'쪽으로 기울어진 삶을 산다. 인도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존재'쪽으로 기울어진 삶을 산다.
공부 많이 해서 좋은 대학 나오려는 이유는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서 이다. 많이 가질 수록 자기의 존재가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 빵빵한 스포츠가에서 내려 애인을 만나러 가는 남자를 보라, 자신을 끝발 날려주는 존재라고 여긴다. 이런 사람들은 소유가 곧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도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에게 소유란 존재를 가리는 방해물이다. 버리고 비움으로 해서 궁극의 자신, '존재'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소유한 것이 많으면(지식도 포함된다) 소유와 자신을 동일시 해서 존재를 망각하게 된다. 내가 가진 재산이 나는 아니고, 내가 습득한 지식이 나는 아니다. 어쨌든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싶다면 무소유 쪽으로 가라 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인도적 시각으로 인도를 봐야 하고, 그리스적 시각으로 그리스를 봐야 한다. 그리스적 시각으로 인도를 평가한다거나 했을 때 과연 인도가 날 것 그대로, 있는 그대로 보여질 수 있을까, 의문이다. 이는 역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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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들이 있다. 가령 서프라이즈는 박봉팔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하는. 아, 더 좋은 예가 있군, 서양철학이 니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봉팔 먀안). 그만큼 당 인물이 끼친 영향이란게 어마어마 하다 이거지. 인도에도 그런 인물이 있었다. 고오타마 싯타르타(샤카모니=> 이후 붓다로 표기). 물론 역사가들, 정치가들, 지식인들에겐 별 볼일 없는 사람일 수 있다.
붓다 탄생전 인도에 사상이라고 불릴만한게 없었다. 브라만 계급의 우파니샤드가 있었다고? 버럭해대는 소리가 들린다만, 붓다 등장이후 우파니샤드가 좀더 뽀다구 나게 다듬어지고 체계가 잡힌 것이다. 그의 등장으로 지배계급의 경전에 해당하는 우파니샤드가 얼마나 한심하고 쪽팔린 수준인지 드러났기 때문에 변화는 필연이었다. 우파니샤드란게 우리식으로 말하면 유세차~ 모월 모일~..조상(이나 신)에게 제사 지낼 때 쓰는 의식용 문구들 모음이다. 브라만이 이런 제사의식 주관하면서 돈이나 챙겨먹고 고매한척 똥폼이나 잡았는데 망할넘의 붓다가 등장해서 진실을 말해버리고 비웃어, 당췌~ 가오가 안서는 거야. <인간은 계급에 의해 존재가 결정되는 게 아니라 깨어있는 정도에 따라 존재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러니 카스트 옹호하던 지배계급이 빡돈거지. (우파니샤드는 차후 베다로 진화한다)
당시는 대론(맞장토론, 끝장토론)이란 문화가 있었다. 붓다는 대론에서 백전백승하면서 대론 상대방과 그의 제자들을 자신의 수하제자로 삼아 버린다. 박봉팔과의 논쟁에서 지면 박봉팔의 제자가 되는 거다(상상만해도 기분더러운데 ㅋ) 이런 식으로 인도 전역에 붓다의 명성과 사상이 퍼져나갔으니 당시 브라만 계급이 붓다에게 느꼈을 공포는 상상 이상이었다. 그저 붓다가 죽기만을 학수고대 했지.
붓다 사후, 점차 그의 카리스마가 사라질 즈음 브라만은 불교에 필적할 만한 사상체계를 갖춘다(그렇지만 불교를 베낀거). 그리고 붓다가 금지했던 이른 바 미신적인 풍습을 복원해서 장사질을 또 한다. 붓다의 사상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사람들에게서 '신'을 빼앗고 '자아'를 빼앗고 '영혼'을 빼앗고.....모든 걸 빼앗았다. 삶은 힘들고 고달픈데 의지할 것 하나도 남겨주지 않는 붓다를 일반인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마음 깊은 곳에선 그런 붓다가 미웠다. 브라만은 사람들의 이런 틈을 놓지지 않았다. 그 어려운 붓다는 이제 잊어라, 신을 찬양하라, 니 맘속 깊은 곳엔 아트만이 있다. 신을 믿고 의지하고 찬양하면 된다, 얼마나 쉬운가. 그렇게 힌두교는 부활 했지만 왕의 귀환 정도는 아니었다.
한편 붓다의 생존을 목격했던 자들, 이를테면 직계 제자나 붓다와 특별한 인연이 있던 사람들과 달리 붓다를 목격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수요?가 일어났다. 레전드가 된 붓다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너무도 궁굼했다. 그가 남긴 경전의 내용만으로도 압도되었는데 실제의 모습은 어떨까? 이런 수요말이다. 첨엔 목격자들이 말로 알려주었다. 코는 어떻고 귀는 어떻고....이 얘기를 들은 미술가, 조각가들은 그림과 조각을 몰래 만들어 취했고 원하는 자에게 팔기도 하였다. 붓다의 제자들도 이걸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표준적인 붓다상이 만들어지게 된거다. 가장 우상숭배를 경계했던 자(붓다)를 가장 우상숭배?하는 사람들, 참 묘하다? 서양적, 그리스적 시각에선 우상숭배로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불교에 갓 입문한 사람들은 우상숭배적 경향을 많이 띄기도 한다.
그러나 100% 장담하건대 불교공부가 버전업이 될 수록 불상은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종교적, 예술적, 문화적 상징밖에 안된다. 실제로 스님들이 그렇게 가르치고 있고, 많은 불자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 승려들만의 선방이던 일반불자들의 선방이던 불상은 없다! 불교의식도 없다! 죽비 3번치고 합장하는 것으로 새벽예불에 준하는 모든 의식이 끝난다.
불상은 나의 존재의 근원이고 내가 수행을 통해 도달해야할 마지막 종착역이다. 나는 불상이라는 이정표를 앞에 두고 나의 내면으로 들어간다. 나의 내면으로 들어가는게 익숙해 지면 불상이라는 상징이 없어도 된다. 그러니까 불상은 그저 이정표, 다음단계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준다는 거다. 붓다는 자신의 가르침을 펼치기 위해 사람들에게 기초 개념부터 가르쳤다.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이게 익숙졋을 때 무아, 무심, 공으로의 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티벳은 더 세분해서 불교를 가르친다. [보리도차제론]이란 거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권선징악등 윤리를 먼저 가르친다. 선업을 쌓게 하고 악업을 멀리하고 일단 착한넘으로 만든 다음 지혜(교리)를 가르친다. 악한넘한테 좋은거 가르쳐봐야 악하게만 쓴다. 그챠? 이때 지옥도 나오고 그런다. 이는 암것도 모르는자를 협박하기 위함이 아니다. 오해마라. 그 다음이 기초불교 그다음 불교의 본질....이런 체계가 있다.
아이 한테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 중학생한테는 또 그에 맞는 교육....그래야 맞는거다. 그런데 불상앞에 절하고 불전함에 돈쪼가리 하난 넣는 거 하나만 보고 우상숭배를 가르치는 종교라고 해버리면 궁극적으로 맛보게 될 알맹이는 어쩔거냐? 봉은사에 난입해서 땅밟기 했던 개신교인들 수준이 딱 여기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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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침공으로 인도 불교는 사라진다. 불교가 힌두교랑 사상적 대결에서 져서 사라진게 아니다. 이슬람이 인도 침입했을 당시, 인도는 힌두교, 불교로 양분되어 있었다. 헌데 두 종교는 이슬람에 대한 대응 방식이 아주 달랐다. 힌두교는 무력 저항을, 불교는 마냥 당했다. 이슬람(유일신)과 힌두교(다신)는 서로의 신을 걸고 사력을 다해 싸운거다.
불교는 그런 신을 가정하지 않는다. 이슬람입장에서 신을 부정하는 세력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또한 이슬람은 자신과 닮은 종교에 대해선 용서해 주는 미덕?이 있다. 이를 테면 유대교, 개신교랑 박터지게 싸우다가도 한다리 건너 형제 종교라는 이유로 언제든 싸움을 멈춘다. 힌두교에게도 그런 아량을 베풀었던 거다, 일단 신을 믿기는 하니까. 하지만 불교는 얄짤없이 말살! 승려 대학살!
결정적으로 불교는 교리적 약점이 있다. 불살생(그리고 불투쟁). 물론 생명존중이란 가치는 훌륭하지만 이것 때문에 승려들은 저항하지 못(안)했고 앉은(가부좌) 채로 이슬람의 칼에 목이 떨어져 나갔다. 물론 이때, 일부 승려는 경전을 빼돌려 티벳으로, 동남아 등으로 흩어지고 그들이 당도한 나라에서 불교는 다시 꽃피우게 된다.
이슬람 전쟁에서 결사항전한 힌두교는 국민들한테 열열한 환영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불교는 국민의 안위를 지켜주지도 못했고 불교스스로를 지키내지도 못했다. 당시 인도인들이 어떤 종교를 택할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많은 불교사원이 불타고 없어졌지만 여전히 거대한 불교사원들이 많이 남았다. 승려들도 없고 불교신도들도 없었다. 힌두교는 불교의 자산을 아주 손쉽게 자기들 소유로 만든다. 그러면서 동시에 남은 불교도들을 간단히 포섭했다. 붓다를 힌두교의 여러신들 중 하나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굳이 개종이라는 형식을 거치지 않아도 됐다. 전쟁후 남은 불교도들 마저 죽고, 그들의 자손은 완전히 힌두교도로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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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인도에서 완전히 사라졌나? 그렇다, 이면서 또한 아니다. 형식적으로는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불가촉천민층을 중심으로 불교의 부흥운동이 일어나지만 파괴력을 가질만한 정도는 아니다. 알다시피 불교는 귀족종교다. 많이 배운층에서 선호한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지적훈련이 되지 않으면 불교의 알맹이를 알 수가 없다. 그러니 불가촉천민에 필요한 종교이면서도 그들에게 어필이 안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거다.
불교가 사라졌지만 또한 아닌 이유가 남았다. 힌두교의 성자들 중 가장 추앙받는 이들, 그리고 현대 힌두교 성자들이 깨달았다고 하는 것들이 내용적으로 완전히 불교라는 것이다. 초기 힌두교 아트만과 현재 힌두교에서 말하는 아트만은 전혀 다르다. 앞서 말했다시피 아트만은 붓다에 의해 부정됐던 용어다. 붓다는 인간에게서 모든 빼앗아 버리고 순수한 인간만 남겨둔다. 그걸 무아라고 칭하건 공이라고 칭하건 '오직모를뿐'이라고 하건 용어가 중요한건 아니다. 현재의 힌두교 성자들, 명상가들, 깨달았다는 그들이 말하는 것이 붓다가 말하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다만 용어만 다른 것이다. 이는 이슬람 침공후 불교의 자산을 흡수한 힌두교이므로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여담이다. 인도는 힌두교의 나라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나라를 상징하는 거는 불교의 상징중 하나인 법륜마크(수레바퀴모양)다. 인도안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세계인들은 인도를 힌두교가 아닌 불교의 나라로 인식한다. 내부적으로 힌두교가 득세하게 하면서 겉으로는 불교가 자기들 나라의 상징인체 하는 거다. 아무래도 불교가 더 고급스럽고 뭔가 있어 보이고 세계인들엑 더 먹힌다는 걸 아는거다.
인도에서, 형식적으로는 불교가 완전히 사라진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불교의 사상은 힌두적 가면을 쓰고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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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 해보자 ^^.
초기 붓다의 깨달음이 힌두교로 변질됐고 이후 이 변질된 불교를 달마가 중국에 전했으니 중국불교는 힌두교다? 혹은 붓다 초기 원음과 다르다? 일단 반박하기엔 내용이 너무 없다. 주장만 있고 내용은 없다. 뭐 간혹 그런사람도 봤다. 대승불교(공,유식,천태,선,밀교)는 붓다가 말한게 아니므로 불교가 아니다는 식 말이다. 심지어는 대승불교 경전을 모조리 불살라 버리고 조계종단 박살내자는 사람도 있더라.
신라가 정통이니 백제, 구구려 문화는 불살라 버리고 신라 개족보 시대로 가자,,,마치 이런 주장을 접하는 느낌이랄까.
초기불교-부파불교-대승불교-선불교(대승불교의 한갈래인 티벳밀교)-현대불교 대충 이렇게 변천해 왔다(달리 말하면 발전해 왔다). 만일 초기불교 모습 그래도 존재한다면 이는 어린애가 세월이 흘러도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한 경우와 같은 거고, 더 나쁘게 말하면 퇴보요, 화석화된 종교라고 해야 맞다. 윈도우가 버전 7, 8,9...이렇게 변했다고 해서 윈도우가 아닌 것은 아니잖아? 계승만 해선 안되고 발전도 되야 하잖아, 그챠? 이를 변질 해석하면 얻을게 한개도 없어.
불교의 사상 변천사?를 봐도 붓다의 가르침 핵심은 도도하게 흘러 변화가 없다. 다만 그 가르침을 표현하는 방법이 그 시대의 언어로 됐다는 것 뿐이다. 오늘날 한국에서 불교가 홀대받는 것은 승려들이 이 시대의 언어로 불교의 핵심을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을러 터져서 그런거다. 머리도 딸리고.
부파불교는 논리싸움으로 시간을 보냈다. 각기 파는 자신들의 주장이 붓다의 말씀과 부합한다면서 오로지 상대파를 제압하기 위해 그들만의 논리를 개발하기 바빴다. 붓다가 그렇게도 경계한 언어놀이, 여기서 헤어나질 못한 것이지. 대승불교의 위대한 선사인 나가르주나(용수)가 그런 폐단을 일거에 정리해 버렸다. 이는 불교를 원 자리로 되돌려 놓은 것이다.
이 대승 불교가 중국으로 넘어갔다. 중국은 소승불교(남방불교)를 선택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난해했기 때문이다. 불가에는 유식 3년 구사 8년 이란 말이 있다. 어렵다는 대승불교 유식을 공부하는데 3년, 남방불교 구사론을 공부하는데 8년 이란 의미다. 즉 대승불교는 초기에 아주 쉬웠다. 승려들만의 불교를 일반인들의 불교로, 붓다가 살아있을 당시의 어렵지 않은 불교로 되돌려 놓은게 대승불교라는 거다.
그런데 대승불교가 세월이 흐르면서 다시 조~~낸 어려워졌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선불교가 탄생하는 거다. 다시 초기불교로 라는 슬로건으로 내걸고 말이다. 선불교에선 언어가 가져다 주는 병폐를 부파나 대승불교를 통해 너무 잘 알았기 때문에 가급적 비언어적이고 즉각적인 방법으로 존재를 깨치는 가르침을 편다. 붓다가 경전을 읽고 깨달음을 얻은 것은 아니다. 언어라는 것, 문자라는 것이 아주 유용하지만 존재를 깨닫고자 할때는 심각한 훼방꾼이 된다. 직지인심 견성성불, 불립문자, 이심전심, 염화미소.....이런 용어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티벳은 선불교가 아닌 자신들만의 고유 체계를 만들었다)
달마가 중국에 건너가기 전엔 이미 중국인들은 대승경전을 상당히 접한 상태였다. 절과 승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국가의 주력사업이 불교경전 번역과 편찬이었다. 하드웨어적 불교가 갖추어 졌지만 뭔가 2% 부족인 상태랄까. 달마는 그 부족한 것을 전해 주러 간거다. 불교의 정수, 문자로는 전해지지 않는 어떤 것 말이다. 이입사행론이나 혈맥론,,,잘 기억 안나는데 하여간 달마의 가르침을 보면 붓다의 말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중국인들은 책을 통해 붓다의 말을 이해하다가 깨달은자(달마)에 의해 바로 눈앞에서 직접 가르침을 받은 것이다. 이 달마에 의해 혜능,마조, 임제, 조주...난다긴다하는 조사들이 나왔고 한국불교는 임제의 후손들이다. 그래서 조낸 과격하다. 하지만 붓다가 자기의 존재를 깨닫기 위해 위빠사나, 제 4선정, 탄트라등 각종 명상 수행을 했듯이 오늘날 한국에서 간화선이란 수행법으로 자신을 탐구하고 있다. 그 옛날 석가모니나 현재 선방에 앉아있는 납승이나 똑같은 걸 묻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존재인가?>
그걸 무아라고 하던지 그걸 공이라고 하던지 그걸 식이라고 하던지 그걸 참나로 하던지 그걸 한물건이라고 하던지 그걸 불성이라고 하던지 그걸 여래장이라고 표현하던지 아니면 심지어 아트만으로 표현하던지...이런게 중요한게 아니다.
여기선 화나면 5cm, 다른 사이트 가면 00이, 또 다른 사이트에선 삼식이,,,, 이름이야 얼마든지 다를 수 있고, 말투도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모두 "똑같은 나" 다. 무아만이 정답이고 나머진 다 가짜라고? 붓다가 무아만 얘기했으니까 무아만 옳다고? 무아의 다른 이름이 '공'이다. '공'을 현실에 적용시키면 그게 '중도'가 된다. 이 무아를 선불교식 언어로 바꾸면 '무심'이 된다. 이 무심을 조사들 언어로 바꾸면 '한 물건'이 된다.
불교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같은 모습으로 머물러 있던 적이 없다. 혹자의 눈에는 변질과 타락으로 보이겠지만 어느 나라르 가던, 어떤 문화를 만나던 융화해 버리는 생명력은 무한한 장점이지 단점이 아니다. 불교는 침략이라는 형태로 전해진 적이 없다. 한국절간에도 삼신할매,할배가 모셔져 있고 법당 오른편엔 칠성단과 신중단이 있을 정도다. 한국의 문화와 풍습, 종교를 불교가 다 흡수한 결과다. 이런 것들이 힌두교 스럽고 미신스럽고 싸구려 스러울 수 있다(그렇게만 본다면).
그러나 기독교나 이슬람처럼 원주민을 학살하고 그들의 재산을 강탈하고 노예로 삼고 문화를 파괴하고 살아남은 자들에게 성경과 코란을 주면서 "신이 너를 사랑한다" 따위의 위선은 없었다. 불교는 그나라의 모든것을 존중해 준다. 그 토대 위에서 핵심 가르침을 단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 불교종단의 타락이 있어 부침은 있었지만 가르침의 핵심이 변한적이 없다는 말이다.
난 대승불교의 소승불교에 대한 근거없는 비하도 졸라 웃기지만 대승이 비불설이라던지, 선불교가 도교의 짝퉁이라던지 한국불교가 힌두교라던지 하는 주장엔 그저 웃을 뿐이다. 각기 불교가 사용하는 언어의 용법? 그리고 선호하는 수행법을 살펴보면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알맞게 불교의 핵심을 전해주려는 의도를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진짜 가짜 논란할 필요 없고 자기한테 맞는 불교를 찾으면 된다. 간화선이 내게 맞지 않는다고 간화선이 잘 못 된 건 아니다. 그런 사람은 위빠사나 하면 된다. 정적인 수행이 안맞으면 동적인 수행하면 된다.
그래서??? 자신의 "존재"에 알면 되는 거다. 반야심경(금강경)은 집착을 끊어 버리는데 유용한 경전이다. 이는 불자에게 '이론적으로 무엇을 연구'하라는 가르침이 아니라 실제로 집착을 끊는데 써먹으라는 활용서, 실천 지침서에 가깝다. 절대 형이상학 탐구하라는 것이 아니다. 철학자, 사색가, 비평가들한테는 불교가 형이상학이라는 말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불교를 직접 써먹는 내게는 존재로의 여행에 있어 훌륭한 가이드 북이다.
종교는 존재를 탐구하는 것, 인간의 본질 발견. 과학은 사물을 탐구하는 것, 사물의 본질 발견. 종교와 과학은 인류에게 공헌이라도 한다. 문제가 많아도 말이다.
철학은 인류에게 뭘했냐? 두통만 안겨주었다! ㅋㅋ
....미안하다 이렇게 길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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