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암벽을 타는 사람들을 흔히 볼수 있다. 암벽산행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볼때는 도저히 납득이 안될것이다. 왜 암벽에 달라 붙어 생고생을 하지 라는 빈정 아닌 빈정이 우리의 삶에 반영될때는 커다란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
어차피 죽을거, 왜 생고생해 가며 살지?
이 물음에 각자의 대답이 없을때, 종종 자살이라는 행위가 나타난다. 이 물음에 아주 작은 대답을 가지고 있을때는 절대로 자살은 하지 않는다. 뭔가 자신의 삶에 달라붙어 있을 이유가 있을때, 바로 그때가 가장 인간적이다. 단지 딱 하나의 소박한 이유만 있다면, 그건 행복한 삶이 될수 있는 근거가 된다.
어떤이는 이 이유를 암벽등반에 찾았던 이가 있었다. 겨울철과 험한 날씨를 제외하고 그의 암벽등반 일수가 연간 200일이 넘었다 한다. 그야말로 거의 매일 바위에 달라붙었던 인생이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수 없다. 이런 삶을 살려고 한다면, 세속의 모든 일들을 포기해야 가능하다. 그는 세속의 모든일들을 포기하며, 암벽등반을 했다. 왜 그랬을까?
이게 인생의 신비로움이다. 그리고 함부로 다른 이의 삶을 자신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고, 평생 매달렸던 암벽에서 추락사 한다. 그의 나이 50 중반이었다. 혹자는 그가 실수로 자일 하강기를 놓쳤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그가 왜 추락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는 평상시 안전등반에 대해 결벽증이 있을 만큼 철저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한평생 그는 물질적으로 소유한 것이 없었다. 거의 수도승처럼 암벽산행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았다. 그리고 그는 찰라에 절벽에서 추락하여 자신의 생을 마감한다.
과거 고산에서 추락의 경험이 있었던 유명한 산악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추락할때 1~2초간 잠깐 의식이 있다가 그뒤에는 의식을 잃어버린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게 그 1~2 초간 자신의 모든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데, 그 순간이 너무나 생생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졌을 즈음에는 이미 의식이 없어서 아무 고통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병원에서 의식이 돌아왔을때, 그때서야 고통이 찾아온다고 한다.
수직의 세계를 자신의 삶의 의미로 삼고 한평생 암벽등반을 하다가, 바로 거기에서 자신의 삶을 마감한 어떤 고수가 있었다. 그가 생전에 어떤 지인에게 말하기를 "등반은 몸이 아닌 마음의 선을 넘는 행위" 이다 라고 했단다.
마음의 선을 넘는 행위
이 말이 나의 가슴 팍에 꽂힌다. 우리의 삶이 결국 여기에 달려 있지 않을까?
가운데 파란 잠바를 입고, 쑥스럽게 머리를 쓰다듭는 이가 바로 북한산에서 유명했던 암벽고수 한중희씨다.
최근 아이거 빙벽을 다룬 다큐를 보았다.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고 등반 금지령이 내려졌다 풀려졌다를 반복했다.
정상등극은 개인은 물론 국가간의 경쟁이기도 했다.
요즘처럼 최첨단 장비를 가지고 안전하게 빠르게 정상을 등극하는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마음의 선을 넘는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등반이란 그저 산꼭대기에 오르기 위함이 아니라
등반과정에서 정신(마음)의 꼭대기를 체험하려는 무의식적 욕망이 아닐까.
산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기의 모습을 보고 싶은 거겠지.
자기도 모르는 자기의 모습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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