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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살인의 추억' 날카로운 시대의 통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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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느티나무언덕
날짜 : 2011-06-08 (수) 07:38
조회 : 4296
추천 : 11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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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언덕 기자 (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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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의 인터뷰집 '감독, 열정을 말하다' 중에서
범인을 못 잡는다는 것이 저는 그것을 '왜 범인을 못 잡을까'를 생각해 보면,
그게 사실 시나리오를 쓸 때 저 자신에게 던진 질문이었는데요.
'범인이 천재여서 그랬을까? 아니면 형사들이 바보여서 그랬을까?' 등등의
질문을 던졌어요.
복잡한 경로를 통해서 얻은 결론만 말씀드리면 당시 우리 시대 자체가 그런 범인을
잡아낼 수 없는, 시골 마을의 여자들 하나하나를 보호할 만한 능력이 없는 시대였다는
결론에 도달한 거죠. 박현규를 못 잡는 과정들도 시대적인 요소들과 맞물려 있거든요.
80년대를 상징하는 등화관제 속에서 여중생이 죽는 클라이맥스가 펼쳐진다거나
기껏 유전자도 우리가 검사를 못해서 FBI의 편지를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그런 일이
벌어진다거나, 그런 부분들에서 결국은 우리의 시대적인 능력과 맞물려서 표현을 한
것이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범인을 못 잡는 것이 이 스토리의 치명적인 결정이 아니라,
이 스토리만의 핵심이고 장점이다'라고 스스로 믿어버리고 밀어붙였던 겁니다.
박현규라는 인물이나 마지막에 그런 식의 좌절, 이런게 저한테는 필요했었죠.
' 그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겠는가?' 하고 자문하는 거였죠.
범죄보다도 시대가 더 어두웠는데,
범죄보다도 사회가 더 악했고,
범인보다 더 악한 국가나 정권이 있었고,
그 범행보다 더 어두운 등화관제가 있었던 사회에서
누군들 승리를 할 수 있었겠느랴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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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느티나무언덕
날짜 : 2011-06-08 (수)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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