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트뤼포의 <히치콕과의 대화> 중에서
: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3 . 영화는 단편 소설에 가깝다.
<죄와 벌>을 영화로 만드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만든다고 하더라도 아마
원작처럼 훌륭할 수는 없을 거니. 왜냐면 도스토프스키의 소설에는 수많은 단어들이
있는데, 이 모든 단어가 그 자체로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글로 쓰여진 단어를
카메라의 언어로 대체해서 그것을 영화적 표현으로 제대로 전달하려면 6~10시간짜리
영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그 영화는 좋을 수가 없다.
게다가 실제의 시간과 영화상의 시간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예를들면 빠른
액션은 천천히 진행시켜 펼쳐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객들이 거의 알아볼
수가 없다. 그 때문에 소설가에게 자신의 소설을 시나리오로 각색하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극작가에게 자신의 희곡을 각색하는 것은 좀더 효과적
일 수 있을 거다. 그렇다 해도 어려움이 있다. 3막 동안에는 관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중간 휴식 시간이 두 번 있게 된다. 그러나 영화는 2시간 또는 그 이상 동안 계속 관객의
주의를 끌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 해도 소설가보다는 극작가가 훌륭한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 쉬울 것이다. 극작가는 클라이맥스를 연속적으로 구축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시퀀스는 결코 정지된 채 있을 수 없다. 시퀀스는 마치 산악 지대를 운행하는 기차의
톱니바퀴가 한치 한치 기차를 언덕 위로 밀어 올리듯 전진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영화는 연극이나 소설과 비교할 수 없다. 영화는 단편소설에 가깝다.
단편 소설은 통상 하나의 주제를 끌어 가는데, 그것은 이야기가 극적 전개상 최고점에
도달했을 때 절정에 도달한다.
알다시피 단편 소설은 도중에 수그러지는 법이 거의 없다. 이런 의미에서 영화와
비슷하다. 영화가 무엇보다도 시각적으로 빼어나게 표현되어야 하는, 극적인 상황을
만들고 플롯을 끊임없이 전개시켜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특성 때문이다.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