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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트뤼포의 <히치콕과의 대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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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간의 감정을 가장 명확하게 포착해 내는 감독
영화 제작술은 마스터하기가 특히 어려운 것으로서 복합적이고 때로는 모순되는
재능을 요구한다. 재기 있고 재능이 뛰어난 많은 사람들이 영화 연출에 나섰다가
실패하는 이유는 분석적이고 종합적인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영화 촬영,
커팅, 편집이라는 파편적인 작업에 내재하는 덫의 미로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독에게 있어서 가장 큰 위험은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영화 전체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실패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3초에서 10초 정도 되는 영화의 컷 하나하나가 관객에게 주어지는 정보이다.
이 정보들은 너무 모호하거나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흔한데, 그 이유는
애초에 감독의 의도가 흐릿했거나 아니면 감독이 자신의 의도를 명확히 전달할
능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명확성’만이 중요한 것인지를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그것이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연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대사는 인물들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이 반드시 그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것은
저녁식사나 칵테일 파티 같은 세속적인 일의 경우나 허물 없는 사람들끼리의
만남 같은 경우가 그렇다.
그러한 모임을 관찰해 보면 그들끼리 주고받는 말은 피상적인 형식적 언사이거나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 말
속에 들어 있지 않다. 그들의 진심을 알려면 그들의 눈을 살펴봐야 한다.
내가 한 리셉션에서 관찰자로서 Y씨가 초근 아내와 스코틀랜드로 휴가를 다녀온 것에
대해 세 사람과 얘기하는 것을 지켜 보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Y씨의 얼굴을 유심히
지켜 보면 그가 X 부인의 다리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X 부인에게로 다가가는데 그녀는 학교 다니는 자녀의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나는 그녀가 Z양을 계속 지켜보면서 Z양의 우아한 외모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는 것을
눈치챈다.
확실히 이 장면의 실체는 아주 습관적인 그들의 대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생각하는 것에 있다. 그들을 관찰함으로써 나는 Y씨가 육체적으로 X부인에게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X부인은 Z양을 질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냈다.
방금 내가 묘사한 장면이 보여 주는 인간적 진실을 히치콕보다 더 충실하게 포착해
낼 수 있는 영화 감독은 없다. 그리고 지난 40년 동안 그의 영화들은 대사와 영상 간의
대위법이 순전히 시각적 수단에 의해 드라마틱한 효과를 획득하는 그러한 장면들을
여러 개씩 보여 주었다. 히치콕은 의혹, 질투, 욕망, 그리고 부러움 등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즉 설명적 대사에 의존하지 않고 영화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 거의 독보적이다.
작품의 단순성과 명확성을 통해 보편적 관객들에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감독이
복잡하고 미묘한 인간 관계를 영화로 담는 데에도 가장 뛰어난 감독이라는 역설이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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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