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출처, 한국은행> 이 글은 좋게 포장하자면 자화상이지만, 자아비판이 되고자 하는 바램도 함께 가져 본다. 승려들도 집단생활(안거) 철이 끝나면 자비로 마친다는 소식에 잠깐 충격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 충격의 강도는 타고난 나의 게으름에 비례했다. 돌이켜 보면 난 보수주의자다. 나나 상대방의 조건에 시비가 안 생기며, 그 관계에선 기대가 없다. 도를 닦는 집단의 관문에선 거부감이 적겠지만 시장사람들이 볼 때엔 그저 게으른 사람일 뿐이다. 이 보수주의자가 인터넷을 통해 읽어낸 진보란, 시간적으로는 진취(progressive), 공간적으로는 사회주의(socialist)였다. 진취가 공간에 막히면 제국주의(imperialism)로 변했다. 따라서 공간에 기댄 사회주의들은 그 숨길이 자주 막힐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알았다. 이상이 간단히 세상에서 회자되는 보수-진보에 대한 내 나름의 감상이다. 하지만 내가 기자생활을 하고 있는 이상 언론에서 정의할 진보가 우선 중요하다. 어제 라디오토론에서 잠깐 들은 더불어민주당 대표경선 주자들의 공간싸움은, 내 머릿속 진보의 경계를 되짚어준 좋은 사례가 되었다. 참 고맙다. 언론의 근간인 육하원칙 중 김후보는 앞의 세 개(누가 언제 어디서)를 강조했고, 추후보는 뒤의 세 개(무엇을 어떻게 왜)를 전달하기 위해 무척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사실 나도 그랬다. 보수주의자가 보기엔 (누가 언제 어디서)는 항상 변화하는 것들이라 불편했다. 진보의 핵(?)들이 어느날 수구부일세력의 등에 업혀 빼꼼히 고개를 내민 채 사탕 문 모습을 대하시리즈로 늘상 감상해야만 했다. 말투는 수구인데 내용은 진보도 있다. 물론 말투는 진보인데 내용은 수구도 태반이다. 내용은 진보였다고 주장하는데 결과는 수구로 나타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무엇을 어떻게 왜)는 점잖고 자존심 강한 사람들이 차지하기엔 편리한 영역이다. 특히 나같이 두리뭉실한 보수주의자가 구사하기엔 더없이 편리한 도구이다. 하지만 사드배치를 찬성하거나 묵인하는(기권표시의사) 국회의원들, 심지어 새만금카지노 발의를 한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서 급기야 나는, 나 나름 진보의 기준잣대로 이용하던 육하원칙 이분법을 자동폐기시켰다. 슬픈 일이다. 그깟 일로 왠 청승이냐가 아니다. 고달플 일이 널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조중동을 보수라고 단정한다. 그렇다면 조중동이 진보를 지지한다면? 그래서 조선이 이석수를 지렛대로 우병우를, 더 나아가서 박근혜를 잘근잘근 밟기 시작한들, 조선은 차기 새누리당의 대통령을 자신들의 구미로 맞춘다는 혐의를 스스로 벗지 않는 이상 수구다? 이 사고는 한편으로 내가 (무엇을 어떻게 왜)의 범주에 여전히 갇혀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다만 조중동은 아날로그시대의 (누가 언제 어디서)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도 우리를 쥐락펴락 하고 있다. 조중동의 정보는 낡았다. 하지만 그것을 독점화 사유화 하면서 그 가치를 자가발전 시킨다. 우리는 국내의 낡은 정보에 갇혀 있고 사악한 의도로 출발한 해외언론에 항상 낚여 있다. 해외 심층취재를 하지 않는(할 비전도 없는) 조중동은 해외언론을 통째로 잘 베껴 나가다가 결론만 자기 의견대로 다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물론 인용예시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한통속이자 하수인임을 자인한다. 선(善)이란 말은 '착하다'는 뜻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극하다'라는 뜻도 있다. 지극한 정보를 지극하게 공유하는 사람들을 난 친노라고 부르고 싶다. 그리고 작은 몸짓이지만 우리 싸이트가 그런 진보언론의 앞에 서 나가는데 나도 조그만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주저리주절 써 봤다. 타 인터넷 간에도 서로간 경계를 허물고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가다 보면 좋은 시절은 다시 온다. 평지풍파가 깊은 것을 보니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여기저기, 차일피일 하는 옛동지들의 정보 또한 다시 듣고 싶은 마음이다. 항상 건강들 하시라. ps. '조중동'은 대명사로 사용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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