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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에 대해 처음 배운 게 고1, 스무예닙곱 먹고 곰만한 등발에 볼따구니 푸른 면도 자국이 없어지기 무섭게 털이 숭숭나는게 돼지껍대기를 연상시키는 생물 선생에게서다.
이 놈이 고1 열여섯살 아이들과 얼마나 낫살을 더 처먹었다고 잘난 체를 하고 체벌을 했는지, 지놈도 부끄러웠던지 졸업 30주년 파티 연단에 올라 사과한 놈인데, 이놈이 존 스타인벡과 닮았다.
스타일이 퉁퉁하니 여러분께서 팔할 동생 김봉 뭐시기 감독 얼굴을 떠올리면 되시겠다. 마침 내가 고등 1년 차에 크릭인지 왓슨인지가 쓴 이중나선, 더블헬릭스를 하두봉 번역으로 처음 보았을 때다.
이 멧돼지 껍질 털박힌 생물 선생이 왓슨 크릭 이야기를 했었는데, 존 스타인벡 야그를 하려다 여기까지 왔다. 우연은 왓슨과 크릭이 존스타인벡과 같은 해 노벨상을 받고 시상식 사진을 남겼다는 거다.
존스타인벡 소설 중에 <불만의 겨울>이란 작품이 있다. 보스톤 고래 귀족 가문 자제이자 하버드급 대학을 나오고 이차대전에 장교로? 출전했던 <이선 알렌>이란 자가 자기네가 세 줬던 상점에서 이태리 불법체류 이민자를 보스로 모시고 점원 노릇을 하는 얘기다. 번역이 넘 후져 영문본을 사다 찜쪄 먹고 있는데,
어릴 적 동문 수학한 친구를 배반하고 자기 보스 불법이민을 고발해 읍장이 되려던 순간 아들놈이 먼저, 자기 저 발밑 사소한 비열한 짓을 한 걸 알게 된다. 그래 살면 뭐하냐 자살하러 아지트 해안 동굴에 갔다 어린 딸, 엘렌의 언성을 듣고 새출발을 하게 되는, 이태리 대부 갓파더의 미국식 백인식 알리바이 버젼이라 보면 되겠다.
오늘 난 매양 다니던 길을 벗어나 산길로 접어 들었다. 거기서 <이선 알렌>이 회심했던 장소 같은, 아니 바닷가 동굴이 아닌 산등성이에 아지트를 잡았다. 내가 이태리반도도 미국대륙도 아닌 조선반도 방식으로 회심하게 될까?
짤은 그런 질문을 던지며 바라 본 4월의 하늘이다. 자다가 바라 본 거 같은 하늘 봉창 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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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