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겪은 6.25가 생각이 난다.
때는1950년 봄,
증조부님의 말씀이 법이었던 시절이었겠지.
증조부: 김훈장네 3째 딸이 아주 참하다 더구나. 장가 가거라!
아버지 :싫어요!
증조부: 이놈이.
파~악~~ 하고 아버지의 머리위에서
증조부님의 곰방대가 허공을가르고 춤을췄지...
그래서 결국 아버지는 장가를 가고 장가 가서 처음 울 모친 얼굴봤다고.
내가 초등 3~4학년 때 쯤에 아버지 머리를 살펴본 적이 있는데
이마 위쪽에 중간크기의 단추모양의 원형탈모자국이 있는데
혹시 증조부님의 곰방대에 맞은 흔적이 아닐까 한다...
여하튼 6.25가 일어나기전에 장가를 갓는데
두번의 죽을 고비를 넘겻다고 하시더라고...
6.25때 우리사는곳은 깡촌이라서 인민군의 그림자도 못 본 곳이어서
죽은 사람도 없었다고 하드라고 ..
그런데 누구집 머슴을 했던 사람이 인민군들에게 물들은 사람인데
완장 차고 죽창 들고 설치기는 했는데(죽인사람 없었음)
인민군이 물러가고 국군이 와서 그 머슴만 죽었다고
우리 모친이 그러셨다.
인민군이 물러가고 서북청년단이 설치던시기에
울 아버지가 그런 곳이(서북청년단같은 단체) 궁금해서 찾아가 본 것인데
집에 아무도 없고 아버지가 모르는 사람이 한 분이 있더래..
근데 그분이 울 아버지를 보고 00씨 손자 아닌가
하면서 울아버지의 손을 이끌고 집 뒤편으로 대려 가더니
여긴 왜 왔는가 ? 하면서 큰일날 수 있으니 얼른 도망가라고 해서
걍 쏜살같이 집으로 돌아왔다고 ..그래서 살 수 있었다고....
아버지는 그 당시 젊고, 군대 안가고,대학생이지 그러니
서북청년단같은 단체에 걸리면 죽었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나중에 아버지가 군대를 갑니다.
군대를 갈 때 아는 분이 군대를 다녀온 사람인데 장교가 되려고
다시 군대를 가는데 같이 갑니다...
그분이 군대에서 행동 요령도 많이 알려주어서 훨씬 수월했다고..
그당시 훈련소에서 화장실을 가면 허리높이 만큼의 칸막이가 있는데
서있을 때면 옆이 다 보이지만 바지를 내리고 앉으면 머리만 보이는데
그때 모자를 쓰고 있으면 모자를 훔처가니 모자를 손에 쥐고
볼일을 보라고 했다고.
바지내리고 볼일 보는데 모자를 훔처가면 어떻게 잡아......
훈련소에 학력이 높은 사람들은 나오라고 해서 별도로 시험을 보는데
같이간 그분은 불행히도 시험에서 떨어지고 아버지는 합격을해서
장교 교육을 받는데 교관이 엄청 울아버지를 갈구었는지
아버지가 앙심을 품게 되지요...
한달교육을 받으면 소위로 임관해서 전방에 배치되는데
교육이 끝나고나서 울 아버지가 그 교관을 흠씬 두둘겨 패버리는데
교관이 열 받아서 울아버지는 한달더 교육을 받게 되지요
그러던 중에 그만 휴전이 됩니다...
그당시 한 달 교육 받고 소위로 전방에 배치되면 하루만에
절반이 죽는다고 해서 "하루소위"라고 별칭으로 불렸는데
울 아버지는 그래서 살수 있었다고....
아이러니하게 그 교관이 울 부친을 엄청 갈군 것이
전화위복이었던거지...
여담
아버지와 같이 복무했던부대의 중대장인데 그분은
6.25때 소위로 싸우고나면 부상자는 후방으로 산사람은
다시 싸움터로 가는데 몇번을 싸우고 나니 또 가면 죽을거 같아서
팔을 바위에 문질러 버린거쥐... 그래서 살았다고....
참으로 전쟁은 무서운거야...전쟁이 없는세상이 오기를....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