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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시반에 잠이 깼다. 저녁에 소주 한잔 했더니만, 일찍 깨버렸다. 오늘 어차피 책들도 도서관에 반납해야 되고 빨리 마무리 지어야된다. 아주 대단하다. 48분 독서법. 하루에 48분을 집중해서 두 번을 읽으면 책 두, 세 권을 읽을 수 있다는 기적의 독서법. 3년에 만권의 책을 독파했고, 3년에 60권의 책을 썼다. 기적의 글쓰기 혁명.
어차피 뻥을 치려면 시원하게 쳐야 관심을 받고 사람들의 주의를 당길 수는 있다. 이런 시원한 뻥에 책 좀 봤다는 나도 결국 보게 되었으니까
책을 보는 사람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심. 좀 빨리, 많이 볼 수는 없을까?
사실 그게 쉽지가 않다. 나는 항상 목표는 사흘에 한 권씩 읽는 것인데, 목표는 목표일뿐이고 작년에 가장 많이 읽은 달은 13권까지 읽어봤으나 5권 밖에 못 읽은 달도 두어 번 있다. 책을 많이 보려면 결국 술을 끊어야 된다. 먹으면 기절하니까
그런 면에서 참 책 제목이 확 당겼다. 기적의 독서법이라니, 무언가 미심쩍지만 어차피 살 것도 아니고 빌리면 되니까 도서관에 간다. 빌리다 보니 옆에 글쓰기 혁명도 있다. 빌리는 김에 같이 빌리자. 세 권은 읽어봐야 무슨 소리 하는지를 이해하지.
첫 권 48분 기적의 독서법을 보고 깜짝 놀랐다. 중학생 일기장에도 쓰기 힘든 이야기들을 책이라고, 책을 만권이나 읽었다는 사람, 의 추천도서에서는 수준(?)이 정말 놀라움을 자아냈다.
48분 기적의 독서법이라는 게 결국 집중해서 대충 읽는다는 것인데, 아무리 집중한다고 해도 48분 만에 책이 읽어지지도 않고 그런 책들을 읽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현들의 얘기들을 전부 자기의 말에 끼워 맞춘다. 대단한 능력이다. 수레 다섯 개의 분량도 3000권, 뭐도 3000권, 뭐도 3000권. 하여간 책 좀 읽고 말씀하신 선조들의 말씀은 전부 3000권 읽으라는 얘기였다는 말에서는 정말 '빵'터졌다.
'나는 책쓰기로 이 인생을 바꿨다'라는 '48분 독서법'의 내용에서 무조건 '읽어라' 가 무조건 '써라'로 바뀐다.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놀라운 기술이다. 독서 법과 책 쓰는 법이 이렇게 비슷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마지막 '글쓰기 혁명'은 결국 다 읽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나는 책쓰기로 이 인생을 바꿨다'의 업그레이드 버전인데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그 내용을 그래도 갖다 쓰기도 했고, 내용도 별로 다르지 않다. 어차피 막말 대잔치. 책을 보면서 자꾸 한숨을 내쉬니 와이프가 왜 같지도 않은 책을 열심히 보면서 자꾸 욕하냐고 묻는다.
남기는 일이 내가 하는 일이라고 언젠가부터 생각했다. 참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도서관에 갔다 줘야지 하고 옆에 소파를 보니 '제국의 위안부'가 보인다.
아 저것도 마저 읽어야 되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독서가 노동이 됐지? 읽어야 될 것도 많은데, 나 정말 할 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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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