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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선천적으로 마음이 약한가 봅니다. 4.27 패배 이후 아직도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이곳에서만 돌아가는 것을 느끼며 삽니다. 핸폰은 애시당초 없고/ 종이신문은 안본지가 10년째 되는 거 같고/ 4.27 직후 참여당 홈피를 몇 번 가봤는데 첫 화면부터 심장이 벌렁거리고/ .... 각종 포탈 또한 안가본지 오랩니다.
아무리 비판적 지지자라도 참여당과 유시민을 까대는 것을 볼라치면 속이 뒤집어지고 눈물부터 납니다. 그래서 자신이 없어서 지금껏 나홀로 적막강산의 감옥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직업이 딜러이다 보니 밖에 나갈 일도 거의 없습니다.
일주일 중 .... 하루의 싸이클은 밤샘 트레이딩하고 오전에는 수면을 취한 후에 오후에는 가벼운 운동을 하고 내자가 밖에서 일을 하니 대신해서 시장에 다녀오는 .... 이 정도의 순환입니다. 주말이나 되어야 바람도 쏘일 겸 간혹 딸래미 집에 다녀오구요.
이러는 저와 달리 신영복 교수님은 그야말로 실제 감옥 안에서 많은 세월을 보냈습니다. 신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모두가 알 정도로 너무나 유명합니다. 그중 제가 좋아하는 귀절을 옮겨 봅니다.
그 자리에
땅을 파고 묻혀 죽고 싶을 정도의 침통한 슬픔에 함몰되어 있더라도,
참으로 신비로운 것은 그처럼 침통한 슬픔이 지극히 사소한 기쁨에 의하여
위로된다는 사실이다. 큰 슬픔이 인내되고 극복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일한 크기의 커다란 기쁨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작은 기쁨이 이룩해 내는 엄청난 역할이 놀랍다.
그렇습니다.
작은 기쁨, 작은 희망 하나만 있으면 그 어떤 슬픔과 절망에서도 일어설 수 있습니다. 작은 기쁨, 작은 희망.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의 눈이 닫혀 있으면 그 작은 기쁨, 작은 희망마저도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사이 저는 작은 기쁨을 주시는 봉팔러들 덕분에 큰 기쁨을 누리고 삽니다. 정치방에서는 세상의 돌아감을/ 생활방에서는 각종 생활정보와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을/ 문예방에서는 수준 높은 봉팔러들의 재주를/ 놀이방에서는 밤샘 트레이딩을 도와주는 아름다운 음악들을/ 자유게시판에서는 시끌벅적한 시장통의 숨쉬는 활력을/ .... 소담스럽게 느끼는 재미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욕설마저도 싱긋이 미소짓게 만드는 이곳 박봉팔닷컴이, 저에게는 감옥에서의 작은 기쁨들입니다. 그런고로, 봉팔닷컴의 회원님들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사실 이 기쁨은 작은 기쁨이 아니라 저에게는 가장 큰 기쁨입니다.
하기에, 클릭하는 글마다 추천을 안하고 댓글을 안달아드리면 뭔가 큰죄를 진거 같아서 마음이 아주 무겁고 찜찜합니다. 소중한 시간들을 내어서 글을 올렸을텐데 .... 또한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가는 곳마다 꼬마딜러의 댓글이 널려 있음을 보고 댓글보배꾼이라고나 할까봐 덜컥 겁이나 어떤 때는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큰 용기를 내어서 최소한 제가 클릭한 글만큼은 반드시 추천과 댓글을 남깁니다. 간혹 본글에 심취해서 추천과 댓글을 빠뜨려먹는 경우도 있어서 다시금 클릭하는 경우도 아주 많습니다. 저에게는 큰 슬픔을 잊게하는 아주 작은 기쁨들이고 큰 기쁨들입니다. 쓰다 보니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
끝으로 함형수님의 시를 소개합니다.
늘 작은 소망을 가지고 그분만을 바라보는 노오란 해바라기가 되겠습니다.
해바라기의 碑銘(비명)
/함형수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가운
碑-ㅅ(빗) 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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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