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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쯤 서울을 떠나 지방 나들이 했다. 자연을 보고 사람을 만나고 그 지역사람들과 부대끼다 보면 해외 국내 할 것 없이 해당지역의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성향, 정서가 비슷한 걸 느낀다. 바다를 접한 지역 사람들은 내륙지역보다는 좀은 거칠다 할까? 좀은 화통하다 할까..그렇고. 자연환경이 온화한 지역의 사람들은 예의바르다 할까. 좀은 솔직하지 않다고 할까...
강원도는 경상도나 전라도에 비해 지역감정이나 지역정서의 격차가 없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강원도를 잘 모르는 강원도에 살아본 경험이 없는 타지사람들의 관점으로 "강원도사람들은 순박하다" 며 감자바위 라는 애칭으로 불러주지만 실제 강원도에서 수십년~ 백년 살아온 원도민 입장은 다르다. 강원도 명칭이 원래 강릉의 '강'과 원주의 '원' 에서 유래한 것만 보더라도 강릉과 원주의 터줏대감격인 어르신네들은 신흥도시인 춘천을 감자바위라는 지역정서에 끼워주지 않는다. 춘천을 정통강원도로 인정해주지 않는 지역정서가 있다. 거꾸로 춘천에 오래산 어르신네는 강릉 원주를 촌스런 동네 낙후된 고을로 보는 지역정서가 있다. 바다를 낀 동해안 강원도 지역정서와 내륙강원도의 차이는 되려 강원도 아닌 다른 도나 시의 차이보다 크게 느껴질 때가 많다.
경상도도 마찬가지로 경상도 어원이 원래 경주의 '경'과 상주의 '상'에서 유래된만큼 경주와 상주 인근에 오래 살아온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 원조경상도로 자처하는 지역정서가 있다. 경주와 상주 사이의 경상북도가 오리지날 경상도, 퇴계 이황으로 상징되는 양반경상도, .점잖은 선비의 고을인 적통영남으로 자처하면서 경상남도 전체를 싸잡아 깔보는 정서가 있다. 같은 경북에서조차 대구는 일제시대 발전한 신흥세력으로 보아서 양반이나 선비스러움은 모자란 도시로 취급한다.
부산이나 마산은 아예 일본화된 도시로 시끄럽고 거칠어서 유교적인 관점으로 상민취급하는 지역정서 오래된 것이다. 경상남도 안에서도 진주인근 사람들은 부드럽고 점잖게 행동하며 신흥도시인 부산 마산은 거칠어서 정서가 맞지 않다는 서부경남출신들 많다.
마찬가지로 전라도에서는 전주와 나주출신이 호남 원조 자처하며 광주사람을 좀 낮게 깔보는 분위기가 있고, 충청도는 충주와 청주의 충청북도 토박이들은 유교적인 양반분위기로 대전과 충남을 내려보는 반면에 충남은 충북을 싸잡아 촌스럽다 고 폄하하는 지역정서가 있다. 같은 호남지역을 여행해도 평야를 낀 호남평야 인근의 정서와 바다를 낀 군산이나 목포의 지역정서는 확연히 다르다.
해방이후나 625 때 남한으로 피난 내려온 이북출신들끼리도 황해도는 황주와 해주... 평안도는 평양과 안주.....함경도는 함흥과 경성 출신이 타지역의 신흥발전지역을 인정해 주지 않는 지역정서...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서로 빤히 잘 아는 가까운 위치일수록 한번 틀어지면 감정적인 골은 더 깊다. 영호남 지역감정 부추겨서 그렇지.. 한 꺼풀 벗겨보면 인간본연의 경쟁 욕망 감정 승부욕 가까울수록 더 치열하다.
경기도와 서울은 지역감정이 없다는 것도 일견 맞는 말 같지만 살아보면서 곰곰히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 부모 1세대 조부모 2세대 올라가면 호남출신 영남출신 충청 강원 게다가 이북5도 까지.... 서울이나 경기의 자연환경 차이가 아니라 출신지역별로 지역정서가 달라서 이해관계까지 겹치면 지역감정 골 깊어진다. 개인적 경험이긴 하지만, 조부모나 부모세대부터 서울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보다 순박하고 촌스러운 그런 것 자주 느꼈다. '서울 인심을 표현한 '눈감으면 코베가는 서울인심' 은 어쩌면 지방에서 올라온 이주민서울 인심일지도 모른다. 서울내에서도 성북 구기동 한남동 원조부유층 동네사람들이 강남아파트 부자들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위에서 열거한 지역정서와 닮은 꼴이다.
시야를 확 넓혀보면 중국에서 북경사람들이 상해를 바라보는 시각은 상해내에서도 포동과 포서 지역정서 차이와 흡사하고, 영어권 내에서도 영국, 유럽, 호주의 상류층이 미국을 졸부취급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듯이 미국내에서 동부출신이 서부출신을 졸부 뜨네기 취급하고 서부나 북부출신들이 남부출신을 촌뜨기 가난뱅이 취급하는 장면과 또 닮은 꼴일 것 같다.
중국북경이나 러시아 모스크바 가면 영어 못하는 것을 크게 부끄러워 하지 않는데 일본 동경에서는 영어로 말하면 상류 취급받고 한국말이나 일본말 하면 깔보는 분위기... 모두 다 국내외여행이나 비즈니스 상담시 느껴지는 생활 속 지역정서 지역감정의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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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