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해리스(Thomas Harris)원작에 조나단 뎀(Jonathan Demme) 감독
1991년 작품.
[배우]
로렌스 A. 보니(Lawrence A. Bonney),
조디 포스터(Jodie Foster),
앤터니 홉킨스(Anthony Hopkins),
스콧 글렌(Scott Glenn)
오래전 영화라 줄거리는 다 알 테고...
그중 인상적인 몇 장면만을 추려서 그에 대한 글을 올린다.
내용이 좀 많다... "참을성 없으면 읽는거 비추천한다".
지극히 감성적이고 자의적인 해석들이라... 다른 견해가 있을 수도 있다.
한니발 렉터와 그를 둘러싼 기괴한 에피소드들...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탐욕이 촘촘하게 모여 극단적인 사슬들로 구성된
그로데스크한 에피소드들이다. 그 ‘극단적’이라는 껍질을 벗긴다면...
누구나 느낄 법한 순결한 악과 쾌락의 상처들이 혼재되어 있다.
순수하던 지난날.
연인에게 보내고 싶은 가슴 설레는 편지지를... 결국엔 찢고 난 뒤.
거칠은 분노를 담아 또 다시 뭉개버렸던 편지지...
오랜 시간 후 결국 다시 찾아낸 그 구겨진 편지지는...
이미 헐어버린 심장 모양으로 일그러져 있었지만...차가와진 손가락으로 곱게 펴서
지난 애증의 일그러진 글자들을 바라보듯이...
영화는 상처받고 엉클어진 우리 영혼들에 이야기들을
그 아픔들 속에서 뒤돌아보며... 묵직하고도 공포감 있게 이끌고 나간다.
양들의 침묵’ 이라는 모호한 상징성이... 짙게 드리운 이 영화에 해석은
영화 내면속 상징성들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영화 스토리 전체를 이끌어 나가는 세 명의 등장인물에 대한 이해가 먼저일듯하다
바로 [클라리스 스탈링]과 [한니발 렉터][버팔로 빈]이다.
1 한니발 랙터
선과 악의 경계 너머에 있는 모호한 인물이다.
잔인하고 냉정하게 사람을 바라보며 분해한다.
사람의 껍질을 벗기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충만한 사람...
인간 고통의 끝은 어딜까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
렉터는 혼돈을 대표하는...아니 그 존재 자체가 혼돈인 인물이다
랙터박사는 자신이 스스로 확립한 선악 기준 안에서 사는 괴물이며.
자신이 상대방을 악이라고 생각하면 그를 먹어 버린다.
위선뿐인 인간을 혐오하고 그들의 껍질 맛을 즐긴다.
랙터는 사회에서 단절 되어본 아픈 경험이 있는 클라리스에게
멘토의 역할을 자처하게 되지만 그녀를 좋아하게 되는 이유가...
그도 동병상련의 아픔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는 악마의 모습이지만... 천사보다 매력적이다.
2. 클라리스
세상과 맞서 홀로 서기를 하는... 언제나 안쓰럽고 애처로운 여주인공이다.
어릴적 홀아버지의 죽음과 친척집에서 학대 받던 경험은
클라리스를 내유외강의 여자로 성장하게 만든다. 그러나...
클라리스 내면에는 한 없는 서러움과 분노가 쌓여있다.
초반부 영화에서 그녀는 어디를 가나 섹스의 대상.
직장 FBI 본부에서 느껴지는 눈빛들.공공연하게 추파를 던지는 주변 남성들...
그녀도 결국 사회의 약자임을 계속하여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주변의 성적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안타깝고 가련한 클라리스...
사회가 가장 경멸하는 인간(식인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을 대표하는
한니발 랙터와는 어쩌면 같은 경험에서 파생된 동종의 희생자들일지도 모른다.
랙터박사의 도움을 받아 클라리스가 버펄로사건을 해결한다는 설정은
상처받은 이들의 삶에 대한 동질성을 보여주고 있다.
3.버펄로 빌
그는 병원에서 성전환수술을 신청했지만 까다로운 조건에 의해 거부 당하자
여자를 납치하여 살해하고. 여자의 피부를 벗겨 그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음으로서... 원하던 여자로서 변태하기를 꿈꾼다.
살인후 해골나방의 고치를 여성의 입에 넣으면서 그 나방고치가 변태를 하여
나방이 되기를 바라는 대리욕망의 심리도 드러낸다.
납치된 여자를 가두는 깊고 어두운 우물은 마치 어머니의 자궁을 연상시킨다.
요소요소에 새롭게 거듭나고 싶어하는 그의 욕망속에 상징들이 뒤엉켜 드리워지고 잇다.
납치한 마지막 희생자는 상원의원의 딸이었다.
그러나 버펄로에게는 관심 밖이다.그가 필요한 것은 바로 여자의 껍데기...
부드러운 여자에 신체 피부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재봉기술을 배운후 살해한 여자의 피부로 옷을 만드는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들 세 명의 공통점은 어린 시절에 사회로 부터 보호 받지 못했다는...
아니 폭행을 당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사회는 자신들의 기준과 다르게 사는 사람들을 비뚤어진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낙오된 자들에게 관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정작 사회가 만든 희생자들도 말이다.
과거의 욕망과 죄책감은 현재의 심리적 불안정으로 이어지는가...
위 세 주인공[클라리스 스탈링][하니발 렉터][버펄로 빌]이
우리에게 던지는 커다란 의문점이자 주제 메세지라 할수 있다.
"너에게서 냄새가 나".
클라리스가 렉터박사를 면회하러 감옥의 복도를 들어서서 걸어가자...
감옥 속의 한 죄수가 그녀에게 반응하며 한 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체취를 지니고 있다.
죽어도 사람의 체취는 부패해 냄새를 풍긴다....그렇지만 그것도 한시적이고...
결국 물질이 없는 것에는... 그것만의 냄새란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냄새란 세상에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표식인지도 모른다.
사회적 인간이 되었어도...결국 그가 가진 원초적인 자아와 같은 것이기에...
첫 대면에서 렉터박사가 클라리스의 냄새를 맡는 장면은 영화 사상
가장 원초적 동작으로 가장 오싹한 전율을 자아낸 명장면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의 냄새를 맡으며 클라리스가 쓰는 향수. 옷 차림. 출신까지
알아 맞추고 그녀의 과거를 눈앞에서 보는 듯이 생생히 분석해낸다.
클라리스가 감추어두고 싶어하던 은밀한 내적 마음에 속옷들이...
렉터에게... 하나씩 하나씩 벗기어진다.
그러나 그녀는 애써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최대한 예의 바르게
렉터박사를 대하며 그가 던져주는 실마리를 조심스럽게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랙터박사는 클라리스가 같은 고통을 겪은 사람이라는 고백을 듣고...
버팔로 빌을 잡기 위한 그녀의 미션에 기꺼이 멘토가 되어준다.
그들의 이런 아슬아슬한 만남속에... 렉터박사는 클라리스의 체취와
몇마디 대화를 바탕으로 그녀의 마음속 깊은 심연까지 파고 들어간다...
렉터에 의해 클라리스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적인 부분들이
깨어나게 되고 그녀는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 또 다시 혼돈을 겪게 된다.
렉터박사는 살인마 버펄로의 단서 제공을 조건으로 클라리스의
지난 과거 이야기를 해줄 것을 요구한다.
클라리스는 머뭇머뭇 자신의 트라우마를 한니발 렉터에게 말해주는데...
어린시절 클라리스가 아버지의 죽음뒤 사촌 집에서 있을 무렵
잠자리에서 양의 울음소리를 듣고 헛간으로 내려와 울고있는 양들을 발견한다
사촌의 목장은 알고 보니 도살장 이었고...
죽음의 위기에 처한 양을 구해줘야 옳다고 그녀는 믿는다.
클라리스는 양들을 풀어주려 하지만 양들은 울뿐 도망치지 않았다.
그녀는 결국 한마리의 양만을 데리고 도망을 치게 되는데...
품에 안겼던 양은 울부짖으면서 그녀의 ‘정의’를 스스로 떨쳐버린다.
그녀는 양을 풀어주는데 실패하고... 결국 잡혀 고아원으로 보내지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그녀의 무의식 세계는 어릴 적 부모를 여윈 상처와
도살될 운명도 모르는 채 말 없는 비명을 지르는 양들의 비명소리가
오랫동안 내면에 자리 잡게 되고 ...그녀를 괴롭히는 트라우마가 되였다.
살인자가 이 세상에 출몰함을 알면서도 스스로 운명론에 빠진 양들은
울기만 할 뿐 구하거나 나서주는 사람 없이 세상속에 그저 방치되어 있다.
현실을 외면하고 운명론에 빠진 클라리스는... 어쩌면 더 이상은 현실을 외면할 수 없기에
FBI에 입사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랙터박사는 클라리스에게 말한다. “그래서 양은 울음을 멈추었나?”
그는 그런 행위 자체를 쓸데없는 짓으로 정의한다.
어설픈 정의가 무의미하다는 뜻도 있지만, 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나려는
그녀의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뜻도 있다.
그것이 인간의 현실인데...너는 왜 그렇게 잘난 척하며 집착하느냐는 물음이다.
"양들은 문이 열려있어도 도망 가지 못한다. 울타리밖이 얼마나 춥고
괴로운 줄 알기 때문에.결국 자신이 주인에 손에 의해 죽어갈 줄 알면서도 머문다"고 말한다.
이제 렉터박사와 클라리스의 대화후 헤어짐 장면.
자극적인 포르노보다 인상 깊은 강렬한 렉터박사와 클라리스의 손가락 터치신이다.
내면적으로 동화되 가고있는 클라리스와 랙터박사는 서로의 아픔을
이렇게 교감 한다.
렉터박사와 클라리스와의 손가락 접촉은 상처받은 그녀의 내면속
자아에게 각성을 불어넣는 렉터박사의 멘토 역할을 상징하고 있기도 하다
클라리스의 정신외상을 치유해 주고자 실제로 새끼양을 안은
그녀의 초상화를 직접 그린다.사람의 위선을 증오하고 그 가식의 껍질을 벗겨
씹어먹는 렉터박사는 고뇌하는 한 영혼에게 연민의 손길을 내밀고있다
제목 '양들의 침묵'이라는 말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사회라는... 양들의 울타리 안에서 낙오되어 살해 당하는... 또한
사회폭력에 희생된 그 양들은... 바로 우리 자신들과 우리가 지키고자 했지만 ...
숙명처럼 침묵하여야만 했던 그 무엇들을 비유 하는 말은 아닐까?.
또한 클라리스의 꿈에서 나온 양들의 울부짖음...
그 비명은 침묵과는 상반된 단어다. 비명. 즉 탐욕의 상징을 뜻한다.
하니발 렉터가 그토록 혐오하는... 양의 탈을 뒤집어쓴 가식적인 우리 인간들은
모두 다 삶의 비명을 지른다. 집착과 탐욕을 위해 삶속에서 악다구니를 뱉어낸다.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 마음속 집착은 어느새 변태를 거쳐
그 변이가 탐욕이 되고 괴물이 되어서 사회적 악행을 저지르게 된다.
렉터 박사가 버팔로 빌에 대한 수사상 정보를...말해주면서 클라리스에게 해준 말
"우리는 매일 보는 것을 탐욕하게 되지."
위의 세 사람 등장인물은 결국... 다중인격을 지닌 우리 자신의 자아와
너무 많이 닮아있다.우리는 클라리스의 고뇌하는 여린 모습과
버펄로의 광적이고 폭력적인 집착... 렉터의 침울한 혼돈을 함께 지니고 잇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우리 자신도 마음속에 비명을 느낄때가 많다
내가 지키려 했고... 지키지 못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울타리를 뛰어넘어가야 했을 때.
울타리 경계에서 고독한 침묵만 지키고 있지는 않았던가?
또한 자신의 욕망만을 위해 양처럼 울부짖지는 않았던가?
지난 욕망의 죄책감은 아직도 나를 지배하고 있는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양의 탈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언제나 침묵을 강요받고 있다.침묵하지 않는 순간 바로 약자가 되었기에...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우리는 양들의 울음에 또 침묵하야만 할지도 모른다.
이제 어떠한 의미에서든 마음속에서 계속 들려오는 양들의 비명을...
어떤 식으로도 구원하여야만 하는 건 아닐까?...
우리 앞에 놓인 중요한 의문이 아닐까 싶다.
렉터박사는 버펄로에게 납치당한 상원위원의 딸을 구하면
양들의 울부짖음이 멈출 것 같냐고 클라리스에게 묻자...
그녀는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영화 종반부... 탈옥한 렉터가 클라리스에게 전화를 해 다시 묻는다.
양들은 울부짖음을 멈추었냐고... 하지만 클라리스는
렉터가 전화를 끊을 때까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마...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사회적 희생양은 아직도 우리 곁에 존재하므로...
렉터박사를 만든 것도 결국 사회에 속한 우리일지 모르니까 말이다.
아니... 우리 자신들이다.
이제 잠자리에들 시간이다...무척 졸린다.
내 방문을 열자. 방은 내 체취를 품기며 반기고... 내가 덮는 이불은
마치 버펄로에 나방고치 같이...나에게로 말려든다...나의 냄새다.
이 나방고치 속에서...이제 영혼이 자유로울 시간이다.
잠이들고 내일이면... 나는 나방고치의 변태처럼 새롭게 탈피를 하고...
이 세상에 침묵을 또 따라 배우게 될지도 모른다.
정적이 얼마 흘렀다...
이건 꿈인가?...
나는 어떤 음침함에 이끌리어... 흐린 어둠속 계단을 걸어 내려가고 있다.
흠칫 두려움을 감싸 쥐며...어느 낯선 복도를 따라 지나쳐간다...
복도 끝 작은 방문에 열려진 문틈 사이로... 어느 사람에 모습이 보인다.
그가 나를 보고 다가온다...
안녕 클라리스?
good evening, Clariss?"
양들이 비명을 멈췄나?
have the lambs stopped screamimg?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1-05-03 00:45:53 바보문예에서 이동 됨]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