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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구상에 사람과 가장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생물체를 우리는 ‘유인원’이라고 부른다.
유인원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침팬지,고릴라,오랑우탄,
그리고 아직은 네임 밸류(?)가 떨어지는 보노보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보노보를 ‘난장이 침팬지’(영어로 피그미 침팬지)라고 분류했었지만,
지금은 어느 동물 학계도 보노보를 ‘유사 침팬지’ 라고 부르는 데는 없다.
어제, ‘혹탈’을 봤다. 혹탈이 뭐냐고?
<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 이란 헐리우드 영화를 줄여서 이렇게 부른다고 한다, 편하게…^^
태생적인 건 아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바다 건너온’ 영화보다는,
이 땅, 대한민국에서 만든 영화(방화)가 더 ‘땡긴다’.
내가 자란 이 바닥의 정서가 영화라는 ‘대중 예술’을 통해 내 가슴에 더 와 닿기 때문이라고 짐작한다.
다른 이유는 없다.
자본의 in-put 으로 따지면, 어디 감히, 거대 자본의 총아, 헐리우드를 따를 수 있겠는가?
Mass In-put, Mass Out-put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자본의 논리’가 영화 산업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건 이미 ‘상식’으로 다 인정하는 부분이니까.
그래서, 나는 ‘본능적’인 거부감을 가지게 되었다, 헐리우드에 대한 일종의 ‘편견’을…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가끔씩 이 ‘거부감’이 무너질 때가 있다는 거다.
언제 무너지는가?
바로, 오늘, ‘혹탈’과 같은 영화를 보게 되었을 때다.
대중의 눈 높이를 적절히 맞추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부담스런’ 메시지를,
아주 훌륭하게 전달하는 능력을 이 영화가 보여줬다는 사실…
부담스러운 게 뭐냐고?
그건 바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는 ‘불편한 진실’을,
이 영화는 교묘히 대중들에게 ‘세뇌’ 시킨다는 거다.
그 ‘세뇌’가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 아니면, 일상에 젖어 그 세뇌가 곧 잊혀진다 해도,
그 ‘망각의 대중’ 중에 일부는 이 영화를 통해서, 새로운 ‘세계관’, 새로운 ‘우주관’에 눈 뜰지도 모른다는,
확신이 들었다.(최소한, 나는 이렇게 믿는다)
거대 자본이 투입된 영화다, ‘혹탈’도…
이른바, ‘블록버스터’다.
‘블록버스터’에 대한 내 나름의 편견 때문에,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한 관람을 나는 주저하게 되었다.
“난, 너네 하고 다르다니까?...
단돈, 9천원 이지만,
난 그 싸구려(?) 대중, 오락물을 통해,
9천원 이상을 뽑고 싶다니까?... "
"단위 당, 투자 시간, 비례 이상으로,
내 욕망의, 만족의, 감동의 최대치를 뽑고 싶다니까?...”
최근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본 적이 없다.
이렇게 얘기하면, 돌 팔매질이 날라올 거라는 걸 모르는 바 아니다.
“보지도 않고 선입견 만으로 단정짓는 니가 그래서 찌질인거야!”
라는 식의 돌 팔매질 말이다.
인정한다!
아바타, 헤리포터, 트랜스포머…
난 보질 않았다, 의식적으로…
그런, ‘덜 떨어진’ 내가,
갑자기, ‘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을 보겠다고 오래 전부터 별렀다?...
왜?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의 오리지널 버전은 1968년에 나온,
찰톤 헤스톤 주연의 '혹성 탈출'이다.
나도 오래전에 이 영화를 봤다.
어릴 때 봐서 그런지 무얼 얘기하려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별로 남는 게 없다.
그저, 원숭이들이 나와서 인간을 공격하는 그런,
SF류의 미국 영화…
뭐 딱, 그기까지 였다.
이런 단순화의 논리를 적용하면, 오늘 봤던 '혹탈'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도찐 개찐이다.
그런데, 울림이 다르다!
그 힘이 헐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CG(컴퓨터 그래픽) 기술이든,
아니면, 이 지구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 든,
진부한 소재를 새롭게 해석한 기획력에 있든, 상상력에 있든 간에,
이것도 아니면, 내가 나이를 먹어서,
사물을, 현상을, 과거보다는,
‘적확’하게 보는 능력이 커졌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 탄생(환생)한 침팬지를 보면서,
인간이 침팬지와 갈라진 5~6백만년 전 이후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잠깐, '진화론'을 믿지않고 '창조론'을 신봉하는 분들에게까지 강요할 생각은,
추호도 없음을 밝힌다, 굳이...)
여전히 침팬지와 인간은 98% 정도, 동일한 유전자 염기 서열(게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영원히 ‘털없는 원숭이’ 일 뿐이다는 것이다.
침팬지는 단지, ‘2%가 부족’할뿐이다는…
인정하기 싫은 명제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교만함이, 끝간 데를 모르는 추악한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부메랑이 되어,
이 인류에게 되돌아 오는지, 제법 그럴듯하게 대중의 의식 속으로, 혹은 잠재의식 속으로,
‘불온’하게 ‘침투’하는 데 이 영화의 성공이 보인다.
이게 바로, 이 '혹탈'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본다,나는.
침팬지만 ‘반란’을, ’봉기’를 획책했나?
고릴라도, 오랑우탄도, 심지어 보노보까지,
(영화에선 잘 나타나지 않지만, ‘유인원 보호소’라면 당연히, 보노보도 있을 테니까)
모든 ‘털 있는 호모사피엔스’ 들이 총 궐기하여, ‘털 없는 원숭이’를 향한 적대감을,
이를 갈며, 들어낸 영화…
그게 바로,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이란 영화다.
주인공, 시저의 눈빛을 보고, 대부분의 관객들은 일종의 ‘죄책감’을 가지는 듯 보인다.
그렇다면, 최소한, 감독의 메시지는 제대로 전달되었다고 본다.
그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이 지구를, 주위의 ‘하등 동물’을, 눈여겨 보도록 해보자.
새로운 각성, 느낌과 울림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나는, ‘개’라는 하등(?) 동물을 통해,
이 지구는 인간이 지배하는, 인간 맘대로 휘저어도 되는,
그런 ‘행성’이 아님을 뼈저리게 느꼈다.
하찮은 '개 새끼' 한 마리가 보여주는 눈빛과,
인간을 닮은 '시저'가 영화에서 보여 준 눈빛 사이에,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 못했다고 한다면?...
어제 본 ‘혹성탈출’은 그런 나의 감성과 이성을 확인하는 자리였고,
나의 판단이 옳았음을,
‘확인 사살’ 해주는 자리였었다.
내가 누리는 당연한 기득권이,
어느 누군가의 희생과, 고통과, 학대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비록, 그 '누군가'가, 인간이 마음 껏 '권력'을 남용해도 되는, '만만한 동물'이라고 해서?...
그래도, 눈 감고 '인간의 위대한 힘'을 칭송할 것인가?
동물이 불행하면, 인간도 불행하다!
왜냐하면, 인간도 '동물'이기 때문이다.
인정하긴 싫겠지만…
영화, '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
그래서,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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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