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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소금]은 망했다.
그게 상업적으로 망했는지 여부와는 상관 없이 깨끗하게 말아 먹었다. 영화는 끝임없는 비교의 미학이다. 이현승 감독의 영화는 또 다른 이현승의 비교이자 변화인데 그의 영화 필모그라피는 후퇴만을 거듭하다. 푸른소금을 만들고 사라져 가고 있다.
그동안 그의 영화는 영상을 사진으로 한장의 그림으로 만들어 내는 재주가 있었다. 필름이란 것이 수많은 사진들의 프레임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한장 한장의 Photo가 이어져 영상으로 함축되는 과정이 영화라고 한다면, 이현승의 영화는 빛이 잘 깃든 강렬한 색상의 사진들로 가득했었다. 영상이란 사진들이 짧은 영상으로 짧은 영상들이 그의 영화의 네러티브(이야기)를 설명하는 도구였다.
이현승 전작들 [그대안의 블루], [네온속으로 노을지다] 그리고 [시월애] 란 영화가 보여주던 강한 색깔들과 짧은 영상을 이야기속에 담아 내던 그의 능력은 시간과 함께 사라진걸까? 푸른소금은 제목만이 푸르렸을뿐 네러티브가 무너져 내려 허무함을 주었을 뿐이다. 많은 졸작들이 이야기에 매몰되어 영상이란 도구가 단지 이야기를 전달하는 프레임의 역할에만을 했듯이 [푸른소금] 또한 그 졸작의 길을 충실히 따라갔다.
초기작 [그대안의 블루]와 [네온속으로 노을지다]에서 그가 보여준 것은 색채가 이야기를 이끄는 구조였다. 특히 그만의 감각적 색의 대비, 블루와 레드, 白과 黑, 블루(바다)와 브라운(땅) 등으로 대비의 영상. 이 영상은 단순한 색의 대비가 아니라 그의 영화의 이야기 구조를 보여주는 강렬한 도구이자 상징이고 이야기가 되었었다.
강한 색의 대비는 이야기의 전반적 분위기와 인물들 간의 갈등, 욕망, 상처, 그리고 화해를 다루는 실험이자 철학이다. 이현승으로 대표되는 영화들이 가진 미학이다. 빛이 색상을 만들고 분위기를 전달하고 상징을 만들고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 구조가 그의 영화였었다.
[그대안의 블루]는 도시라는 공간에서 외로울수 밖에 없는 한 인간과 욕망으로 채워진 도시의 대립을 블루라는 색상으로 대변해 내고 있고 [네온속으로 노을지다]는 더 나아가 블루라는 색채와 대비되는 블루와 레드의 조합으로 도시와 그에 대비되는 아프리카라는 원초적 공간을 대변하여 갈등의 본질과 상처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시월애]를 통해 그동안의 욕망, 상처를 화해로 이끌어낼 바다(블루)와 땅(브라운) 그리고 집(화이트)이란 공간을 통해 그의 화해를 보여줘 왔다.
결국 바다와 땅의 만나는 곳. [시월애] 속의 일마레란 집이란 공간. 과거의 상처과 맞닿은 우편함. [그대안의 블루]와 는 다른 상징인 블루 바다와 네온속으로 노을지다의 갈등과 상처의 본질적 욕망인 아프리카(땅)이 [시월애]의 우편함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오고 가면 화해하는 것을 이현승 영화는 그동안 보여 줘 왔었다. 아마도 이현승의 영화는 여기에 일단락된 측면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한동안 영화를 만들지 않는 것이 그런 거라 추측했었다. 그리고 십년만에 푸룬소금이 만들어 졌다. 그리고 망했다.
[푸른소금]은 싱거운 된장찌개다.
간이 안 맞는 요리는 아무리 보기좋고 화려한 데코레이션으로 포장되어도 좋은 요리가 아니다. 단지 한끼의 식사가 될 뿐이다.
사람들은 영화를 왜 보나? 누구에게는 두시간여를 때우는 대상이 되기도 하겠지만 그동안 굶주려 있던 욕망의 요리를 시간과 돈을 들여 대리 체험하는데 있다. 살기 위해 영향분을 보충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 영화는 그래서 전문요리다. 미감을 자극해야 하고 색달라야 하고 매일 습관처럼 관성으로 때우는 한끼의 김밥과는 다른것이다. 수많은 영화들이 색다르다는 이름으로 만들어지고 잊혀 지지만 좋은 영화이자 요리는 오랜 시간 기억을 남긴다. 그동안 이현승의 영화는 분명 독특한 맛의 요리였다.
하지만 [푸른소금]은 간도 맞지 않은 어제 끊려 놓은 된장찌개 에 대충 물 부어 넣고 다시 끊인 된장지깨 같다. 맛없는 한끼 대충 때우는 맛. 요리를 가장한 식사가 되어버렸다.
[푸른소금]은 처음부터 식상한 이야기의 구조다. [레옹]이전에도 끊임없이 사용되는 네러티브. 킬러와 대상, 어린여자와 중년남자, 죽여야 하는 사람과 죽음이 되는 대상 사이의 극적으로 대비되는 상황속의 사랑. 식상하다. 하지만 이전의 이현승이라면 이야기의 식상함을 극적 색상의 대비로 영상으로 보여주던 사람이였다. 그러나 [푸른소금]은 실패 했다.
색이 사라진 그의 영화에서 그렇다고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봉준호 감독 식의 디테일도 없었다는 것이 진짜 문제였다. 송강호라는 우리 영화의 최고의 네레티브를 표현하는 배우는 그의 짧은 영상들을 배치하는 방법속에 묻혀 버려 아무 맛도 없는 연기가 되어 버렸고 신세경이란 묘한 매력이 가진 배우는 언발스한 머리 스타일만 강조된 스무살 어린 여자아이가 되었을 뿐이다. 그들 인물사이의 어떤 갈등과 욕망이 굶주리고 있는지 전혀 보여 주지 못했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신세경이란 어린킬러와 은퇴한 조폭 송강호의 강력한 욕망이라도 보여줘야 했단 생각이 든다. 서로의 몸을 끈적하게 탐닉하는 배드신이라도 있었으면 그 두 인물사이의 갈등과 사랑을 이해될 여지라도 생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는 끝내 아무것도 보여 준 것이 없이 이야기에 끌려 억지로 시간을 때운다. 푸른 소금이 총알이였다는 예상 가능한 반전? 만을 보여 준채 허무하게 끝나 버린 영화가 되었다.
그래 조금이라도 [푸른소금]에서 볼거리를 말해 보라고 한다면 엔딩크레디에 오르던 신세경의 노래뿐이였다. 담담하게 부르는 신세경의 노래와 시월애의 일마레 같던 레스토랑의 마지막 장면은 잡지의 화보 같았다. 그뿐이였다.
졸라 재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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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