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나무’는 영상 버전의 훈민정음 해례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아니할새’’로 시작되는 훈민정음 언해에는 세종이 글자를 민든 이유가 명확히 드러나 있다.
누구나 수업 시간에 들어봤을 이 문장의 내용은 ‘뿌리깊은 나무’에 효과적으로 녹아 있다. 똘복이(장혁 분) 아버지 석삼이의 죽음을 통해 조선의 글자가 없어 격은 백성의 고통을 그리고있고,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입에 풀칠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오만 자나 되는 한자를 배울 수 없다”는 강채윤의 말을 통해 28개 한글의 위엄이 드러난다.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한글의 위대함, 세종의 업적을 시청자의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시키기 위해 세종의 적들을 만들어냈다. 강채윤, 정기준이 그렇다.
세종을 암살하기 위해 궁에 들어왔고 글자 창제가 소이(신세경 분) 같은 백성을 홀리기 위한 윗대가리들의 농간이라고 믿던 강채윤은 한글을 반나절만에 익힌 후 세종의 편으로 돌아섰다. 14회의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세종에게 적개심만 키워오던 강채윤이 한 순간에 세종의 편으로 돌아서는 순간 시청자는 전율했다.
태종 이방원(백윤식 분)이 삼봉 정도전의 조선을 훔쳤다고 주장하는 정기준도 한글의 실체를 알게 된 후에는 달라졌다. “글을 만들어 봐야 아무도 쓰지 않고 사라질 것”이라던 정기준은 한글의 실체를 알고 나서야 반포를 막아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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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훌륭해서 옮겨와봄
아직도 한글이 머가 우수하냐는 분 있어서 씁니다. 한글이 무엇이 그렇게 우수하냐?
1. 발음기관을 형상한 글자다.
- 옛날엔 창호지니 어쩌고 했지만 이제는 정설이 됐죠? 발음기관의 모양을 따서 자음을 만들었다는 것.
2. 1번 덕분에 비슷한 소리를 내는 글자는 그 형태가 비슷하다.
ㄱ -> ㅋ -> ㄲ // ㄷ -> ㅌ -> ㄸ // ㅂ -> ㅃ // ㅅ -> ㅆ 등 비슷한 소리끼리 외우기 쉽게 잘 묶어놨죠?
3. 외우기 쉽다.
- 1, 2번 덕분에 한글이라는 문자는 외우기 정말 쉽습니다. (한국어는 어렵지만.;;)
4. 철학이 있다.
- 한글의 모음은 천, 지, 인을 본딴 것입니다. 유일무이한 철학을 담은 글자죠?
5. 조립해서 쓰는 글자다.
- 자음과 모음을 초성, 중성, 종성으로 조립해서 쓰는 글자입니다. 그래서 영어 알파벳으로는 긴 것을 한글로는 짧게 쓸 수 있는 경우가 많지요. 특히 긴 단어일수록 그 위력이 발휘됩니다. protection -> 프로텍션, function -> 펑션 등등.
- 또한 자음 19개, 모음 21개(이중모음 포함)를 단 하나의 글자에 조합하면? 최대 19(초성) x 21(중성) x 14(받침) x 14(두번째 받침) = 약 7만 8천개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단 한자에! 단 2 바이트에 말이죠! 영어 알파벳으로는 2 바이트에 26 x 26 = 676 개 밖에 표현이 안됩니다.
6. 타자 배우기도 쉽다
- 5번처럼 조립해서 쓰는 글자이기 때문에 왼손으로는 자음을, 오른손으로는 모음을 치는 현재의 타자법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타자 배우기도 한결 쉽죠?
7. 누구든 쓴대로 그대로 읽을 수 있다.
- 전 제 이름을 영어 알파벳으로는 Ryou, Myoung-Han이라고 씁니다. 외국인들이 어떻게 읽을까요? 제 이름을 '류명한'이라고 쓰면 한글 문자를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똑같이 읽지요? (물론 한국어에는 음운 변화 규칙이 많지만 그건 말의 문제입니다)
이만하면 괜찮은 글자 아닌가요? 한글을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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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