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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제임스 병원에 갔었어요
내 사랑의 신음 소리를 들었어요
너무도 가슴이 아파요
그녀는 나만의 사랑이었거든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정말 애를 썼지만
마음이 얼마나 무거운지 몰라요
나의 전부였던 그 사람을
내가 대신할 수 없는 건가요
정말 슬퍼요.
성 제임스 병원에 갔어요
불쌍한 내 사랑이 거기 있었죠
커다랗고 하얀 테이블에 몸을 그대로 뉘인 채
미동도 없이 싸늘하게 있었어요
그녀를 보내주세요, 그녀를 보내주세요
하느님 그녀가 어디 있던지 축복해 주세요
이 넓은 세상을 아무리 뒤져도
나같은 남자는 결코 찾지못할 거에요
그녀는 떠났어요, 그녀는 떠났어요, 그녀는 떠났어요
St. James Infirmary Blues ...
십여 년 전, 일하던 곳 근처 지하에 전통찻집이 있었는데 ...
주인이 가게 밖 담벼락에 스피커를 내놓아서 가게 안에서 트는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어느날, 잠깐 담배를 피러 나왔어. “아 ... 노을 참 ... 죽이네 ”...
담배에 불을 붙이는 데 이 노래가 흘러나왔어 ...
몸 속에서 뭔가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지 ...
담배가 다 타들어 갈 때까지 멍하게 눈을 감고 있었어 ...
한동안 멍 때리며 있다가 ... 찻집에 들어가 주인에게 방금 전 노래 제목이 뭐냐고 물었지.
St. James Infirmary Blues ...
방금 들은 버전은 음반가게에서는 아마 구할 수 없을 거라고 ... 노래 한 번 더 틀어달라고 했지 ... 도저히 그냥 갈 수 없어서 CD를 팔라고 했어. 그럴 수 없대. 그럼 CD를 잠깐 빌려달라고 했어. 사무실이 이 근처니까 복사하고 금방 가져다주겠다고 ... 주저주저 ... 자기가 너무 아끼는 CD라고 ... 내가 말했지. 내 얼굴 한 번 보시라고. 이렇게 생긴 사람이 삥땅칠 거 같냐고. 그러면서 사무실 위치를 가르쳐줬어. 주저주저 ... CD를 내주대. 사무실로 달려와서 공테이프에 복사를 하고 있는데 ... 얼마 안돼 찻집 주인이 사무실로 찾아왔어 ... 참, 사람 성질 급하긴 ... 내 얼굴이 그렇게 못 미더웠나 ...
한밤중에 사무실에서 집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마이마이 카세트라디오에 이어폰을 꼽고 매일밤 들었어 ... 노래가 끝나면 자전거를 멈추고 다시 감기를 해서 ... 페달을 돌리고 ...
몇 년 뒤, 함께 일했던 존경하는 선배가 암에 걸렸는데, 이미 말기여서 더 이상 손쓸 수가 없었어. 치료를 포기하고 죽음을 준비하기 위한 일종의 호스피스 병원으로 옮겼는데 ... 복수가 차올라오고 몸은 점점 말라가고 ... 진통제주사를 놔도 고통은 점점 심해졌어 .. 어느 날, 선배와 단둘이 병실에 있는데, 선배가 숨을 헐떡이며 ...
“ ... 도루코 면도날 하나만 구해와 ...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 ”
“ ... 뭐하실라고? ... ”
“ ... 힘들다 ... 나 좀 살려주라 ... 꼭 좀 ... 부탁한다 ... ”
“ ... 가족들이 ... 힘들거에요 ... ”
“ ... 미안하다 ... 꼭 좀 ... 부탁한다 ...”
도루코 면도날을 샀다. 주머니에 넣고 병실 문 앞까지 갔는데 ... 형수와 그의 아이들 ... 선배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죽음이 아니었다. 솔직히 그 뒤의 상황을 내가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 그는 며칠 동안 더 고통스러워하다 떠났다.
49제를 치른 후, 후배들 몇 명이 힘들어하는 형수와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다들 쓰러지듯 잠이 들었는데 ... 새벽녘에, 흐느끼는 소리에 잠이 깼어. 형수가 터져나오는 울음을 이를 악물고 억지로 참으며 오열하는데 ... 누군가 형수 머리를 무릎에 누이고 쓰다듬으며 ...
“ ... 울어 ... 마음껏 울어 ... 편안해질때까지 ... ”
“ 나 이제 ... 그 사람 없이 어떻게 살아요 ... 그 사람 없는 세상에서 ... 어떻게 ...”
선배의 기일이 다가온다.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든 상처는 아물고 ... 밥도 먹고 ... 살아간다.
사내가 사랑했던 그녀가 좋은 곳으로 갔기를 ... 그리고 ... 선배도 ...
선배 ... 그때, 도와드리지 못해 미안해요 ...
* 처음 들었던 노래는 루이 암스트롱이 부른 여러 버전 중 하나였는데 ...
찾을 수가 없네 ... 이 버전도 썩 나쁘지는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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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