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편집의 마술 (Cutting Edge: The Magic of Moving Editing) <북극의 나누크>와 <푸지에> 편에서 ‘억지 연출’과 ‘편집의 힘’을 잠시 언급했었다. 영상에서 ‘연출’과 ‘편집’은 ‘영상논리’의 구조를 탄탄하고 개연성 있게 만들기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직접 만들어 보지 않은 사람들이 영상논리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단번에 이해하긴 어렵다. 심지어 영화과 학생이나 졸업생들도 영상논리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경우를 종종 찾아 볼 수 있다.(이 경우는 머리로는 아는데 제대로 만들지를 못하는 경우다) 그렇지만 평소에 텔레비전을 까면서(?) 보길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 보길 좋아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영상논리를 쉽게 이해하고 간파하기도 한다. 사람은 생각을 글이나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로도 한다.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면 머릿속에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도 생각의 한 과정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능력은 누구나 조금씩이라도 있다. 영상논리는 바로 그 머릿속의 이미지를 세련된 형식으로 화면에 실체화 시킨 것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영상논리에 대해 구체적인 이해를 하지 않더라도 관객들은 직감적으로 영상의 오류를 간파해내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주로 개연성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인데, “저 상황에서 저게 말이 돼?”, “현실성이 너무 없네” 등이 그것이다. 보통 시청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 나오면 해당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의 구성이나 연출 혹은 편집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물론 극본 자체가 개떡 같은 경우도 있다) 구성과 연출은 촬영 전과 도중에 이뤄지는 과정이다. 때문에 촬영이 끝나면 기댈 곳이 편집밖에 없게 되는데 개연성에 구멍이 생길 경우 제작진은 편집에 무리하게 목을 맨다. 이 과정에서 극적(?)으로 개연성이 회복되기도 하고 오히려 수렁 속으로 빠지기도 한다. 그만큼 편집이 영상논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고 넓다. <영화 편집의 마술>(Cutting Edge: The Magic of Moving Editing)은 영화 제작 및 공부를 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도 한 번쯤 볼만한 다큐멘터리다. 개인적으로 편집의 전 과정을 이토록 상세하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다큐멘터리는 아직 본 적이 없다. 어느 정도냐 하면 이 다큐멘터리를 두어 번 보고 따라해 보면 짧은 3~5분 정도의 단편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만들 수도 있을 거다. 왜 그런가 하니, 실무적인 영상제작 그 자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편집’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편집을 이해하게 되면 실제 촬영 때 뭘 찍어야 할 것인지 알게 된다. 뭘 찍어야 할지를 알아야 ‘연출’을 할 수 있다. 물론 직접 영상제작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편집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꽤 도움이 된다. 텔레비전 혹은 각종 영상물 속에서 편집의 힘을 빌려 펼쳐지는 온갖 뻥과 거짓말을 판별해 내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니까. 그리고 시시비비 떠나 그들이 왜 뻥을 치는지도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영화 편집의 마술>은 텔레비전이나 영화를 까면서 보는 사람들이 더 잘 투덜거릴 수 있게 도와주는 훌륭한(?) 다큐멘터리다. 지금은 영상 미디어가 사방팔방에 깔려 있는 시대지만 옛날에는 텔레비전을 ‘바보상자’ 라고 부르기도 했다. 당시엔 흔했던 우스갯소리지만 사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기도 하다. 가장 큰 이유는 텔레비전 영상이 사람들이 했던 생각의 과정을 대신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영상 편집’을 통해서 말이다. 이렇게 저렇게 이미지를 떠올려 보고 생각하는 과정이 텔레비전 시청에선 필요 없다. 기본적으로 ‘영상 편집’은 연출자의 생각과 의도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지 시청자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지는 않다.(물론 몇몇 예술영화는 그렇지 않기도 하다) 덕분에 시청자는 식당에서 뷔페를 먹으면서도 TV를 볼 수 있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서 볼 수도 있으며 이 외에 오만가지 딴 짓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책을 그렇게 읽을 수 있는가? 로 생각하면 대비가 극명할 듯 하다. <영화 편집의 마술>(Cutting Edge : The magic of Moving Editing)은 우리 생각의 일부를 앗아(?)간 ‘영상 편집’ 과정을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풍부한 인터뷰는 물론이고 실제 우리가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유명한 영화들을 예시로 삼고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나 제임스 카메론 같은 유명 감독들을 포함해 숀 펜, 조디 포스터 등의 감독 겸 배우들도 등장해서 말을 보탠다. ‘편집’에 관한 이들의 생각과 얘기를 들어 보는 것도 꽤 재미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다큐나 방송 편집에 대해서는 다루고 있지 않다. 하지만 기본적인 편집 방식은 극영화나 다큐멘터리나 방송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영상 편집 과정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만 있어도 더 재밌게(?) 영상물을 시청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편집의 마술>은 꽤 훌륭한 지침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편집의 마술> 오프닝 http://www.youtube.com/watch?v=dwUv3BjUS40
본문에 삽입하려고 했는데 인터넷 상태가 별로인지 잘 안되네. 그래서 링크로 첨부함.
| 
아스라이가 맹근건 무조껀 시럿! 라고 해~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