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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에서 진나라가 무너지고 한나라가 서는 시기, 한 고조 유방과 항우의 이야기를 그린 전쟁서사시 '왕적성연 (The Last Supper)'이 마침내 지난 월요일 베이징에서 개봉했다고 뉴욕타임즈가 전했다.
이 영화는 원래 지난 7월 개봉을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나 중국 검열당국의 불명확한 이유로 검열과정이 지연되면서 지금에서야 일반에 공개된 것이다. 감독인 루 추안과 제작자의 말을 빌면 중국공산당 총서기직 선출과정이 모두 끝난 지난 11월 18일에야 개봉허가가 나왔고 왜 5개월이나 상영을 미뤄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고 한다.
영화의 일부내용이 정치적으로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보이는 부분은 다음의 두 가지 정도라고 타임즈는 추측했다.
첫째, 냉혈한 모사가 여치(유방의 아내, 중국 3대 악녀 중 하나)의 이미지가 지난 여름 실각한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랑 묘하게 겹쳐지는 게 부담스러울 지도 모른다. 알려졌다시피 구카이라이는 영국인 살해혐의로 재판중이고 이 전대미문의 스캔들은 날아오르던 새, 보시라이를 땅에 떨어 뜨렸다.
둘째, 영화 속에서 한을 세운 유방에게 던져진 한 마디의 경고, "또 다른 시황을 세우고자 진왕조를 폐하고 한을 세운 것이 아니다."가, 가진 권력을 향한 상징성일 수도 있다. 즉 권력은 부패하기 쉽고, 권력을 손에 쥐면 독재로 향한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의 수 천년의 역사는 이러한 권력속성에 편승한 정치인과 그 반동세력의 갈등으로 점철됐지만 한 번도 권력 속성 그 자체를 이겨 본 일이 없다는 메시지가 당국에게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측이고 이 사건이 보여 주는 다른 중요한 일면은 중국정부가 문화 산업 전반에 걸친 간섭을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정부의 간섭은 문화를 경제정책과 마찬가지로 계획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그래서 영화를 산업화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으로써, 제작자와 감독같은 영화인들의 창의성을 죽이고 있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소재 제약과 과도한 검열로 위축된 중국산 영화들은 실제로도 중국내 시장점유율이 40%정도로 머물면서 올 해 최악의 해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런 여론을 의식했던지 정부 관계자는 최근의 세미나를 통해 "정부가 하는 일은 사회의 안정과 통합에 기여하는 문화콘텐츠에 협조하는 일"이라고 해명하는 듯한 발언을 했으나, 문화 예술계의 반응은 그 "협조"가 그들의 창의력을 억누르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샹하이 국제 영화제에 참석한 루 감독은 동료 영화인들에게 이 같은 제작환경의 문제를 토로하면서 "중국 영화인들은 우리의 상상력이 모두 발현될 수 있는 공정하고 여유로운 제작환경을 원한다"면서, "영화는 정치선전의 도구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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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