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닙니다'
통진맹(通眞盟)의 일원이라고는 하나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기단(記團).
기단의 최정예중 1인인 기자(記慈) 10호 사원진(思遠振)의 입에서 튀어나온 일성은 비감했다.
'팔로봉추(八路鳳錐) 단주님은 이미 예기를 잃으셨습니다.'
일순 휴로정(休爐庭)안의 공기가 들썩였다.
'어허 말조심하게'
언제나 온후하며 세속을 떠난듯 자상한 목소리의 팔할일검(八割一劍) 장로의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가 좌중을 압도했다.
'단지 단주님께서는 우리 기단의 앞날을 생각하신거네'
'하지만...'
'어허 그만 하라고 하지 않았나'
기자 10호는 팔할일검 장로의 질책에 차마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팔 장로님! 이미 통진맹 감찰부 공대부께서도 나서신 일입니다.'
얼굴을 보지 않으면 여인네의 목소리라고 착각할 것 같은 기자 6호 정색협(政色俠) 나우(裸友)의 한마디로 다시금 방안의 공기는 출렁거렸다.
'이번 냉아고랑(冷牙孤螂) 총사와 단주님과의 사건은 전 기단원들에게 혼란을 줄 뿐입니다.'
정색협 나우는 지지 않으려는 듯 왼손의 철섭을 만년한철로 만든 탁자에 박아 넣으면서 이야기 했다.
팔 장로의 입가가 가늘게 떨렸다. 기실 틀린말이 아니라는 건 이미 팔장로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괴팍하기로 유명한 완장(玩帳) 냉총사가 스스로 웃으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던가. 이외였다.
동도들에게 돌린 회첩에는 작으나마 불만의 기색이 보였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단을 위해서 내 잘못을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도 회첩을 돌린 이후 냉총사의 처신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동안 무림행을 통해 쌓아왔던 무봉(武俸)의 결실인 뽕을 한낯 금전처럼 뿌리고 다니고 있었다. 물론 냉총사가 뽕따위에 연연하지 않는 인품이라는 것은 알지만 단의 모든 사람들은 이런 행동이 냉총사가 단을 떠나기 위해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미 노근(怒斤) 천호장이 떠나지 않았습니까?'
침울하게 바닥만 바라보던 기자 4호 천변(千變) 하루(河淚)의 낮은 읇조림에 기자 2호 항존(恒存) 밀혼(謐魂)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금 방안은 조용해졌다. 모두들 알고있었다. 팔로봉추 단주의 추상같은 의지와 추진력을, 하지만 기자(記慈)의 칭호를 얻은 몇몇을 제외하고 평범한 단원들은 기실 이해하기 힘든다는 것도 방안에 있는 모두는 알고 있었다.
'더더욱 문제는 감찰부의 파토(破土) 공상두(空狀頭)감찰의 태도!'
기형적으로 짧은 칼로 종아리 털을 밀고 있던 몰야차(歿夜差) 미초(米草)의 쇠긁는 듯한 목소리에 조용히 말석을 지키던 기자 7호 첨언(添言) 대니(大尼)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1-26 22:43:20 문예·과학에서 이동 됨]
 돌보기 기자로부터 카테고리 견인비 1,000뽕이 삭감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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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