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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평한옥] 대밭을 정리
장평 한옥 하고 연애를 시작한 지 일 년 지났다.
한 번씩 내려 가서 만나기는 하는데 만날 때 마다
싱숭맹숭 하다...
왔어!
응!!
그녀는 원하는 것도 바라는 것도 없는 듯 하지만
갈 때마다 꽃단장 하고 기다리는 있는 것 같아서
돌아서면 그립다...
전 번 만났을 때 붉은 동백꽃을 머리에 이고 있더니만
이 번엔 불국화을 어깨 부터 허리까지 휘감고 있다.
뭘 해야 할지 엄두도 나질 않고 막상 할것도 없다...
준비 해 간것도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고.
어디 부터 손대야 될지 리스트를 만들어 다시 시작 해 볼까?
한 번 올 때 마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어쩌지.
담장 뒤에 바로 붙어 있는 대나무가 정신 사납다...
마당 구석구석 뭉쳐져 있는 낙옆의 원인도 대나무.
이 넘들을 한 번 정리 해야겠다 몇 번 생각을 했는데
기계톱, 전기톱, 이런것만 생각을 하다 미루어 왔던거다.
무조건 대밭으로 들어 가서 한 그루라도 베어 보자.
시작을 하면 어찌되도 되겠지 하고 톱 한자루 들고
대밭에 들어 갔다...
좌에서 우로 한 발 한 발
톱으로 몇 번 힘을 주면 넘어 간다.
대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던 동백나무도 드러나고
한 그루 있는 줄 알았던 감나무도 두그루다..
넘어진 대나무를 마당으로 끌어 내서
낫으로 곁가지를 쳐내고 대만 한 쪽으로 모았다...
힘들것 같았던 대밭 정리가 막상 시작하고 나니깐
별거 아니더라구~~~
더벅머리를 스포츠 머리로 깍은 기분이 드는데
정밀하게 다듬는 것은 다음에 하기로 했다...
속이 후련 했다...
검정색 부직포로 쳐져 있는 옆 집과의 울타리 경계,
마당과 텃밭으로 가는 통로, 열려져 있는 텃밭 초입 부분.
이런 곳에다 울타리를 만들 때 대나무는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담장 높이는 어느 정도로 해야할까?
담장이 너무 낮으면 서로간에 사생활이 보여지게 될것 같고
너무 높으면 단절되는 느낌을 줄것 같고~~~
볼려면 보이고, 보지 않을려면 안 보이는 높이는 어느 정도인지?
또 대나무 울타리의 문제점은 없는지
어떤 방식으로 울타리를 엮어야 할지는 지금 부터
생각을 해 봐야 겠다...
안쓰러운 장독대가 보이는데 나는 아직 생각이 없다...
그녀는 그런것까지 바라지 않는다...
허기진 뱃속에 들어간 소주는 축축한 옜냄세와 불편한
잠자리도 구별하지 못하게 하는 멋진 약이다.
그녀의 품 속에서 하루를 보냈는지도 몰랐다.....
아침 새소리가 시끄러운 줄 다 듣고 있었지만
속은 쓰리고 일어나도 혼자서는 할것이 없다.
눈만 감고 침낭 속에서 버팅기고 있었는데 옆집에서 밥 먹으로
오라고 사람이 왔는데 호의를 무시할 수가 없다...
장평 그녀에게 오면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마음만 휑하다.
준비 없이 내려 왔기에 할 게 없다.
이것 저것 해야될 것은 많은 데 엄두가 나질 않고.
누가 조금만 도와 주면 좋겠는데 아직 인연은 없다.
돈 들여 내려온 것이 아까워 길을 물어 본다.
차밭은 어디에요! 근처 바닷가는 어디로 가나요!
차 밭이 산 꼭데기 까지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 줄
오늘 알았고,
다음엔 낚시대를 가지고 와서 방파제에서 밤낚시라도
해 봐야지 하는 생각만 하고 돌아선다...
바닷가에 꽃잎 떨어지는 해당화처럼
내 마음의 여유도 떨어 지는 게 아닐까?
서산에서 장평은 너무 거리가 먼게 아닐까?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 진다는데~~~
어떻게 붙잡아 매어 두는 묘수는 없을까??
귀촌생활 계획이 너무 일렀던건 아닌지?
말없는 장평 그녀를 돌아 보지도 않고 달렸다.
이천십일년 오월이십육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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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