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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생일과 장미(2)
"아이고 대단하십니다. 아니 언제 그렇게 산행을 하셨습니까? 아무리 따라 잡으려해도 당최, 어려웠습니다. 오늘 사돈께서 확실이 뭔가를 보여주십니다."
뒤늦게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온 사돈영감은 바위씨 기분을 한껏 띄워주며 부러워했다. 그러자 양씨라는 살집 좋은 여성회원이 배실배실 웃으며 장미 한 송이를 꺼내어 바위씨에게 건네주는 것이 아닌가.
"오늘. 생신이시라면서요? 축하드립니다. 등산까지 일등하셨으니 더더욱 축하드려야 겠네요. 호호호～"
"야아, 좋겠습니다. 생일에, 꽃에, 아이구 부럽습니다. 오늘 아무래도 생일 턱에다 일등 턱에다, 또 장미 받은 턱까지 푸짐하게 쓰셔야겠습니다. 사돈어른."
일행들은 껄껄 깔깔 질펀하게 웃어대었고, 바위씨는 우쭐한 기분과는 달리 그저 투덜댈 뿐이었다.
"별것도 아닌디, 사돈어른은 뭐하러 말 하셨소? 이런 것 아니라도 제가 한턱이야 낼 수 있지요."
그렇게 요란하게 생일에 일등에 장미 턱까지 배짱 좋게 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술기운에 기분까지 최상급이 되어 애창곡 '갈매~기'까지 목청 높여 불러대며 아파트 벨을 눌렀다.
"아부지, 아이고 좀 조용하세요. 동네 창피하잖아요. 얼마나 술을 드셨는지 얼굴이 등산조끼 색과 똑 같네. 엄마, 이리 좀 와보세요."
"딸아 딸아 내딸아, 아부지가 기분이 좋아서 노래를 불렀다. 이 아부지가 일등을 했다 이거여, 영감탱이들 나보다 못 걸어서 쩔쩔 매드라고, 내가 한 시간이나 먼저 정상에 올라가서 기다렸다니까, 나 따라오느라 숨을 헐떡이면서 죽것다고 왔드랑께. 참말로 오늘은 노래를 안부를 수 없는 날이다."
"아이고, 그것이 그렇게도 자랑스럽소? 별것도 아닌 일로 시끄럽게 노래를 고래고래 부르질 않나, 뭐, 일등했다고 거기서 상이라도 줍디까? 참말로 애기랑께, 애기여."
바위씨의 만취상태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던 풍자씨가 배낭을 열어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툭하니 삐어져 나온 빨간 장미 한 송이가 기이했던 거다.
"아니, 이게 뭔 장미요? 당신이 샀소?" 
"아니여, 아 글씨, 사돈 등산모임에 여자회원이 있는디, 갑자기 생일 축하한다면서 그 꽃을 주더라고, 다 쓸데없는 짓이여. 어쨌든 나는 오늘 기분이 겁나게 좋은께, 한 턱을 그냥 써부렀어."
"아부지가 여자한테 장미를 받으셨다고? 와! 우리 아부지 아직 청춘이시네. 축하드리옵니당."
"맞어 맞어, 당신은 좋것소. 나는 생전 받아보지 못한 장미를 당신은 받았으니 부럽네 부러워."
"아따, 참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장미가 나한테 왜 필요하냔 말이여. 술이라면 모를까, 먹을 수도 없는 그런 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그 여편네들 할 일도 되게 없다니께."
“엄마, 긴장하셔야 겠네. 아부지 등산 다닌다 핑계대고 아줌마들 만나러 다니는 거 아녜요?.”
“흥, 제발 그렇게 하라 해라, 난 안 말린다. 맨날 잔소리 듣기 귀찮은데 잘됐지 뭐냐. 내 인생 그때부터 펴는 거다. 아니, 근디 왜 이 이쁜 것을 버리고 난리냐. 아까운 것을…….”
술보다 쓸모없다고 내팽개쳐진 장미를 유리병에 담아두고 쓰다듬는 풍자씨가 그저 아삼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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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씨가 대체 누구야??
현재 경기도의 70대(2남1녀) 꼿꼿 가장으로서, 남쪽 바닷가출신 특유의 고집과 버럭질 대마왕.
십여년 전부터 서울 자식들 집으로 꾸준히 발걸음 이어오다가 7년 전부턴 경기도에 정착해버림.
바위씨이야기는 십여 년 전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오늘 올린 것까지 과거 7편이 이어지고 있고,
현재이야기는 ‘춤추는 아침’을 시작으로 하여 총 3편 올렸다. 앞으로도 과거·현재는 오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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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