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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내담도암..
이것이 내 병의 진단명이다.
전이도 되어있고...
발견한 지 이제 한달 반 쯤 되었구나.
그동안 검사를 통해 확진하고,
이제 치료를 시작하려고 한다.
예후도, 치료 효과도 별로 좋지 않은 암이라서
'죽음'에 대해서도 실제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난 우리 집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고,
난제가 많은 집이라서 ^^
정리할 것이 많은 듯 했는데,
막상 나열해보니 별로 많지 않다.
그러면서 잡스의 말이 생각나더라.
"곧 죽을 거란 사실을 안다는 것은, 인생에서 커다란 선택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가장 중요한 도구" 라는...
죽음은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명확하게 하는 것 같다.
그 동안의 삶을 정리하고 인계하는 데, 단 일주일도 걸릴 거 같지 않더라.
난 뇌종양 수술 두번과 뇌막염으로 고생하고 나서도
한달 뒤에 직장에 복귀했고,
유방암 수술을 하고서는 3일 뒤,
배 수술은 한 보름 뒤,
다리 부러지고 나서는 walker라는 도구를 의지하면서도
일을 시작했다.
이어지는 수술에,
다들 쉬어야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일할 만 하다고 생각했고, 아니 일해야 해서 한 건데,
지금 생각하니 왜 그렇게 억척을 떨었나싶다.
그 때까지는 아직 죽음이 눈 앞에 오지 않았던게야.
어떤 게 중요한 건지 몰랐던 것 같다.
내가 알켜줄께..
이런 경고들이 시작되면, 너의 '몸'이 제일 중요하다.
경고를 받아들이고.. 회복에 매진해야 한다.
이번엔 그걸 하려고 한다. ^^
내가 그래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암치료를 기본으로 하지만
대체요법도 알아보려고 한다.
휴직도 큰 맘먹고 반년 해보려구...
그 이후의 일은 그 다음에 생각하구..
마음은 편안하다.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것만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보다 더 걱정하고
나보다 앞서서 힘을 내고 있는 가족들이 중요하다.
나머지는 중요도가 저만큼 떨어지네.. ㅋㅋ
아...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려고...
잡스는 이런 대단한 말도 했더구나.
"죽음은 우리가 모두 공유하는 운명이고,
누구도 이를 피할 수는 없으며,
어쩌면 삶이 만든 유일한 최고 발명품이다." 라고..
"죽음은 삶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동력이다." 라고..
완전 동감이다.
그러니 말야..
팔기자의 질문에 대한 내 답은 이렇다.
인생은 소풍 내지는 순례 같은 거...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은 사실 그다지 많지 않다.
죽을 때, 결국 남게 될 것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일+공부.. 이런 답은 정말 허망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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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