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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욜 새벽에 잠깨는 바람에 뒤적거리다
에이 씨 하면서 일났는데 베낭이 눈에 딱 보이는거라.
바로 대전에 사는 친구한테 문자넣고 대전으로 고고
타프 하나 받을거도 있고 친구도 보고 싶고 해서
민주지산으로 코스잡고 9시에 대전서 출발
올만에 운전하는늠 옆에서 경치구경하니 기분좋고
10시반 물한계곡 도착하니 버스대절해서 온 뭔뭔 산악회들로
인산인해다. 한 3년 전 까지만 해도 안그랬거든.
그땐 주차장도 없었고 뜨신물 나오는 화장실도 없었다.
시설들이 고맙긴한데 우린 그런거 신경안쓰지~
정상찍고 석기봉까지만 갔다오기로 하고
올라가는데 눈이 하나도 없다.
머 기대도 안했지만 그래도 그렇지 너무하네ㅎ
하면서 초입에서 출발하는데 웬 아지매가 베낭 2개
좀 봐달란다. 일행이 안와서 찾으러 갔다 온다고
그러세요 하면서 기다리는데 30분이 지나도 사람이 안온다.
환장하겠네. 저 멀리서 까르르 거리며 슬슬 걸어 오는거 보고
짜증나서 출발. 저거 볼일 다 보고 오고 지랄
쉬엄쉬엄 관광컨셉으로 베낭도 박베낭 아니겠다
힘이 하나도 안든다. 좀 헥헥거려야 산에 왔구나
하는데 이건 뭐,, 어느새 대피소에 도착하고
입구부터 대피소안까지 둘러보니 가관이다.
사람이 사람이 어째 그 만큼 많나.
전부 구겨져서 들가있는데 한 70명은 된다.
(내 생각엔 20명도 빡빡하다)
대피소서 밥먹는거 포기하고 정상찍고 오면
사람들 빠져나가겠다 싶어 정상으로 고고
한 동안 정상서 개기다가 다시 빠꾸해서 가니
전부 곧 일어설 분위기네. 버스 2대분량이 무슨
전쟁난거처럼 쏟아져나온다. 술을 쳐먹고
이거 누구 숟가락이야~~ 고함을 지르고
내 아이젠 하나 없돠아~ 못봤나~~ 생난리들이다
산에 좀 조용히 다니자 무개념 중년들아
마침내 대피소에 들갔더니 헐~~~~~~~~~~~~~!!!
난장판이다.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있는 쓰레기들이
다 뿌려져있다. 온 천지에 불때고 남은 잔가지에
발 디딜틈도 없다. 마침 부부한팀 들어온다.
혀를 끌끌차네. 이거 신고 해야겠다더니 핸폰으로 찍고
신고했는진 몰겠지만,, 이 꼬라지 본 이상은 청소해야된다.
친구랑 둘이 쓸고 잔가지 주워서 불때고 근데 아무리
치워도 표가 안나고 우씨. 전엔 문도 멀쩡했는데 이젠 문고리도
없고 닫기지도 않는다. 어이구 사람들아 사람들아~
쓰레기 버릴려고 대피소 밑으로 가니 쓰레기통은 없고
온데 똥이고 술병에 라면봉지, 까스통에 남성 삼각빤스까지
빤스가 여 와있노ㅋㅋ 화장실 문은 박살나있고 개판도 그런 개판이
그 뒤론 대피소 들어오는 사람이 없네. 부부한팀, 우리가 전부다.
우리 다시는 주말에 민주지산 오지말자. 오더라도
평일날 밤에오자 다짐하고 뒷처리하고 갈려는데 도마재에서
왔다고 부부한팀 더 들어온다 다시 도마재로 가야되는데
짐 갈수있겠냐고 묻는데 난 못간다했지. 가다가 탈출할 길이없다.
물한계곡으로 내려가서 택시타고 도마재로 가라 했는데도
차가 거기 있다고 말 안듣고 다시 도마재로 출발하네.
그때 시간이 3시쯤인데 아마 분명히 식겁했을거다.
날 어두워지는건 기정사실이고 밤길엔 아이젠도 사실상 무용지물
보아하니 렌턴갖고 다닐 폼은 아니고 베낭도 10리터쯤에다
그것도 둘 중에 남편만 메고있다. 스틱도 없고
여기서 특전사 6명 죽은 이야기 해줄라다가 아이고 오지랖
또 정상찍고 석기봉 들렸다가 바로 원점회기
참으로 스트레스만 받은 산행이었네.
대전으로가서 친구랑 한잔하고 ktx타고 집으로~
-끝-
민주지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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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