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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애기가 기침과 가래로 고생한 기간이 19개월이다. 2011년 10월 4일 엄니가 돌아가시고부터 기침과 가래가 계속되더니, 밤에는 가래때문에 숨이 막혀 깊은 잠을 자지 못했다. 이 때가 돌이 갓 지난 시점이다
애기 엄마와 나는 밤에 잠자다 애기가 가래때문에 숨막혀 울어 대면 안아서 등을 두들겨 가래를 내려 주는 일을 반복했다. 기침이 심해지고 가래에 피가 나올 때면 어쩔 수 없이 애기 엄마는 일을 쉬고 병원에 입원을 시켰다. 19개월간 입원 횟수는 8회 정도로 기억되고, 그 병원에서만 찍은 X-Ray가 27장이다. 우리 애가 짧은 기간에 다량의 방사능에 피폭되어 성장에 문제가 없을지 걱정이다.
하여튼 그 기간동안 동네 의원과 한 곳의 종합병원을 다녔는데 19개월 동안의 병명은 감기, 기관지염, 폐렴, 천식 등이었다. 병원에 입원하면 항생제와 거담제 등을 혈관으로 보내 가래와 염증을 완화시킨다. 상태가 호전되면 일주일쯤 있다 퇴원한다. 그런데 퇴원하고 하루 이틀 지나면 원상태로 되돌아 간다. 기침에 가래에 잠못드는 밤은 계속된다.
19개월 동안 초기에는 종합병원의 여러 의사들이 돌아가며 진료를 하다 거의 1년 이상을 한 명의 소아과 여자 과장이 전담으로 치료했다. 과장은 우리 애기를 무척 귀여워했다. 간호사들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우리 애는 인기짱이었다. 다른 환자의 엄마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그러다 지난 2013년 5월 1일 증상이 심해져 다시 병원에 갔다. 그런데 우리애를 담당하던 과장이 뇌졸중(?)으로 사망을 해서 다른 남자 과장이 진료를 했다.
증상이 심해서 X-Ray를 찍었는데 무언가 목에 걸려 있는 것 같다고 당장 입원하라고 한다. 아내는 일때문에 입원을 연기하면 안되냐 하니, 그럼 애가 문제가 생겨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라고 한다. 그날 당장 입원을 시켰다.
저녁에 퇴근해서 병실에 앉아 애기를 보고 있으니 의사가 보호자를 부른다. 담당 과장이 간호사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의 모니터에서 우리 애기 X-Ray 사진을 보여준다. 목에 뭐가 걸려 있는데 식도인지 기도인지 아니면 그 사이를 뚫고 가로질러 있는지 CT를 찍어 봐야겠단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예전에 찍은 X-Ray 사진에도 보인다는 것이다. 그것이 시간이 지나며 좀 더 내려 와 있다고 한다. 참 환장할 노릇이다.
다음 날 CT를 찍으니 기도에 뭔가 걸려 있다고 한다. 일단 폐렴이 심하니 폐렴부터 잡아야 수술을 할 수 있으니 경과를 지켜보자고 한다.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5월 6일 아침 X-Ray를 찍으니 폐렴이 호전되었다고 부산동아대 병원으로 가라고 한다. 담당 이비인후과 교수가 오후에 다행히 수술 시간이 비어 있다고 응급실로 가면된다 한다. 참 고마운 의사다.
동아대 응급실에 대기하고 있다가 이비인후과로 올라갔다. 교수는 애기와 X-Ray 사진, CT를 보고나서 수술을 해야 하고, 기도에 뭔가 걸려 있기 때문에 그 아래에 구멍을 뚫어서 호흡기를 삽관하고 이물질 제거 수술을 한다고 한다. 그냥 내시경을 넣어서 뺄 수 없냐 하니 2년 가까이 이물질이 걸려 있어서 기도의 상태가 의심스럽고, 기도로 호흡기를 삽관해야 하는데 이물질때문에 불가하다고 한다.
어쩔수 없이 수술 동의서에 싸인하고 오후 4시쯤 수술이 시작되었다. 한시간을 경과해서 수술은 끝났고 수술 결과는 양호하다고 한다. 목에 있던 이물질은 닭뼈로 추정된다고 한다. 나중에 이물질을 받아서 짤방의 사진을 찍었다. 이 놈이 우리 애기를 19개월 동안 괴롭힌 원흉이다. 지금 내 책상 서랍에 고이 모셔져 있다.
애기는 목에 구멍을 뚫어 호스를 달고 나왔다. 가래가 계속 끓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서 울어대는 애기를 안고 그날 밤을 보냈다.
다음 날부터 애가 붇기 시작하는데 얼굴과 몸이 찐빵처럼 부풀어 오른다. 수술 후유증으로 공기가 들어가서 그렇다고 한다. 기흉이 있어서 가슴에 호스를 하나 더 달아 공기를 빼냈다. 그렇게 하고 하루 이틀 지나니 붇기가 빠진다. 본래 모습으로 돌아 왔다. 가슴의 호스를 뺐다.
목에 삽관을 한채로 5월 13일 퇴원해서 집에서 있다가 5월 21일 호스를 뺐다. 5월 28일 목의 상처가 제대로 아물었다고 약만 잘 바르면 되겠다고 한다. 참 고마운 교수님이시다.
우리 애의 목에 닭뼈(?)가 걸린 시점이 참 애매하다. 낮에는 어린이 집에 보내고 있었고, 엄니 상중에는 큰집의 형수와 큰 조카가 애기를 보고 있어서 언제 닭뼈를 먹었는지 알 수가 없다. 단지 누군가 닭죽을 먹였을 때 걸러지지 않은 뼈가 걸렸지 않나 추측해 볼 뿐이다.
지난 19개월 동안 목에 뭐가 걸려있다고 생각지도 못했다. 특히 닭뼈가 식도가 아닌 기도로 들어갔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가래에 좋다는 도라지 즙, 배즙, 생강즙, 동충하초 즙 등등 꿀에 타서 억지로 먹이며, 하여튼 바보같은 짓 많이 했다.
부산동아대 병원으로 갈 때 X-Ray 사진을 CD에 담아 줘서 동아대 병원에 제출하니 복사하고 다시 나에게 돌려준다. 그렇게 확인이 어려운가 싶어 집에서 CD를 봤다. 2011년 10월 사진은 턱에 가려서 잘 모르겠는데, 11월 8일날 엎드려 찍은 사진에는 목에 일자로 서 있는 허연 물체가 보인다. 가로로 있는 경추뼈 중간에 세로로 서 있는 허연 물건. 의학적 지식이 없는 내 눈에도 바로 확인 가능한 것을 왜 의사들은 못 본걸까. 그 이후 찍은 사진 속에도 허연 뼈가 계속 박혀 있다.
참고로 동아대병원 교수가 수술전 나에게 한 얘기가 X-Ray에서 하얗게 나오는 것은 뼈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지금은 소송 준비중이다. 담당 과장은 죽었으니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할 계획이다. 지난 18개월간의 진료 기록지를 모두 달라고 하니 딸랑 7장만 출력해서 준다. 부산동아대 병원의 일주일간의 진료 기록지는 60장이 넘는데...
병원에서도 짐작하고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 주위에서는 병원 상대로 소송해서 이긴 사례가 거의 없으니 병원 찾아 가서 합의를 종용하는 것이 어떠냐 한다. 병원비만 요구해서 받으라고 한다. 그러나 그냥 끝내기에는 애기한테 너무 미안하다.
그리고 이번 사례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여러 곳에 알리고 싶다. 나같이 바보처럼 한 곳의 병원만 다니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소송이 아무리 길어지더라도 혹은 소송에 패하더라도...
오늘 여러분들의 애기는 안녕하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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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