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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위대하다.
1994년, 그놈의 응답하라고 하는 그 해, 나는 동생하고 바둑을 두기 위해 이불장 위에 얹어 놓은 바둑판을 들다가,
뚝!
하고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허리가 나간 것이다. 허리의 나약함이여... 남자들의 불행함이여...
그날로 직장이고 뭐고 모로 굽어 누운 자세에서 조금의 미동도 가할 수 없는 고통으로 수일을 괴로워했다. 화장실도 기어다녔다. 80도 각도로 굽은 허리를 하고 모로 누운 자세로 화장실 바닥 구멍에다 오줌 누는 장면, 상상이 가는가? (이것 참, "응답하라 1994"에서도 우리 나영이가 허리가 나가서 화장실에 기어가던 장면이 나오던데, 나는 100% 공감)
그 때 고등학생이던 막내동생이 친구한테 빌려온 슬램덩크 17권을 읽었는데, 집에 누워있던 5일 동안 수십번을 보고 또 봤다. 몸을 추스려 일어서는 자세가 가능해졌을 때 나는 서점으로 달려가 슬램덩크 1권에서 16권까지 사서 직장이고 뭐고 때리치우고 며칠을 밤을 새워 읽었다.
그리고 2달에 한 권씩 감질나게 발간되는 다케히코 이노우에의 "슬램덩크"를 2, 3년을 구독했던 것 같다.
에, 지금부터 스포츠 카테고리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지금 우리 직장 최고의 가드를 자처한다. 서너명 젖히는 건 식은 죽 먹기다. 나는 농구 지도자의 가르침을 받은 적이 없다. 나의 농구 실력은 "슬램덩크"에 정독한 경험, 그리고 농구만화에서 농구기술을 빼오는 뛰어난 이해력, 그리고 그걸 또 몸에 새겨넣을 줄 아는 특이한 능력에서 기인한다. 한마디로 나는 농구천재다. 내 막내아들도 농구를 한다. 피를 속일 순 없다.
그러나, 불안불안한 우리 직장의 인간들은 모두 키가 작아서 파워포워드나 센터를 할 인간이 없다. 직장 농구동호회를 도저히 조직할 수가 없다. 머리 빠진 농구천재가 기꺼이 가드를 맡겠다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농구를 할 수 없다는 허무한 이야기...
제발 스포츠에서 버리지 말아주세요...
좌에서 우로... 순례 중입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4-01-15 18:30:41 스포츠에서 이동 됨]
 불안역학 기자로부터 카테고리 견인비 1,000뽕이 삭감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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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