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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주 초부터 아들이 배가 아프다해서 동네 병원에 갔더니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이란다. 장염 처방을 받고 며칠 약을 먹였는데도 별다른 호전 기미가 없다.
증상은 배가 아픈데 설사는 하지 않고, 약간 토하기는 했는데 증상이 계속되니 토하지도 않고 계속 배가 아프다 한다. 허리는 조금 구부정하게 걸어 다니고, 기침하면 배가 아프다 하고...
며칠을 견디다 금요일 쯤 종합 병원에 가보라 하니 마누라는 엄살이 심하다고 별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금요일을 넘기고 주말에는 또 처가집에 가자고 한다. 애가 아파서 저리 있는데도, 참 대단한 마누라야.
토요일을 처가집에서 보내고 일요일이 되니, 아들의 증상이 심상치 않다. 안되겠다 일단 집에 가서 상황을 보고 응급실로 가야겠다. 마눌님은 처형이 대게 가지고 온다고 먹고 가잔다. 이 아줌마가 애가 저리 아파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있는데, 대게가 넘어 가나? 버럭 화를 내고 애를 태우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해서 아들 상태를 물어보니 견딜만 하단다. 거의 아프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월요일 아침 일찍 종합 병원가라고 마누라에게 엄포를 놓았다.
월요일 아침부터 병원에 가서 초음파 진단을 받고 하더니 오후쯤 되서 맹장염(충수돌기 염) 진단을 받았다. 하~~ 이것도 모르고 장염 약만 먹이고 있었으니, 동네 의사도 대단하고, 애가 엄살이라고 웃고 있던 마누라도 징하고...
오후 세시 되어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수술 끝나고 의사가 불러서 가보니 강낭콩같이 생긴 돌덩이와 잘라낸 충수돌기 2조각을 보여주며 맹장이 좀 터져서 장기쪽에 염증이 있다고 한다.(이 말은 잘 못들었다. 농이 있다고 했던가?) 하여튼 수술은 잘 끝났는데, 충수돌기가 터져서 변 하고 액들이 흘러 나온 모양이다. 그래서 좀 더 입원해야 한단다.
5인실이 없어서 1인실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5인실로 옮겼다. 5인실로 가니 거기에는 우리보다 더 심한 사람이 있더라. 한사람은 맹장 수술을 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복수가 차서 의사가 배를 눌렀더니 핏물이 쭉 나오더란다. 그 사람은 복강경 재수술을 했다. 병원장 부르라고 난리도 아니었다.
다른 사람은 어딘지 물어보지는 못했는데 용종(?) 제거 수술을 했는데, 한 번에 모두 제거를 못해서 재 수술을 해야 한단다. 그 집 사위가 의사에게 도대체 수술을 어떻게 한 거냐고 난리를 치고 재수술을 했다고 집사람이 얘기하더라.
하여튼 우리 아들은 지난 월요일 수술을 해서 엊그제 토요일 퇴원했다. 충수돌기염은 수술은 쉽지만 진단하기가 좀 어렵다고 한다. 동네 병원에서 못 찾을 수도 있으니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큰 병원으로 가라. 특히 허리를 펴지 못하고, 기침할 때 배가 아프다 하면 맹장염 아니 충수돌기염을 의심하라.
아이고~ 우리 아들! 고생 많았다. 못난 부모 둬서 니가 고생이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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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