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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걷고 싶었네.” 몇몇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였다고 한다. 보통 때 같으면 택시에 몸을 실었을 텐데 어쩐지 좀 걷고 싶었다는 것이다. 사장님 얘기다. “그러다 보니 그 시각엔 거의 지나간 적이 없는 길들을 걷게 되었는데.” 좀 피곤하구나, 라는 느낌이 들 무렵, 어떤 어둑한 길을 걷고 있는데 한 중년 여인이 나타났다. 어두워서 행색이나 생김새 같은 것은 잘 알 수가 없었다. 슬쩍 옆에 따라붙듯 멈춰 세우며 하는 말이 이랬다. “좋은 아가씨와 차 한잔하시고 가세요.” “그게 무슨 말인지 바로 알아듣지 못했네.” 좋은 아가씨가 뭐지? 그런 아가씨가 이 밤중에 어디 있다는 거야? 차 한 잔은 또 뭐야? 이 여인은 누구야? 그런 질문들이 한순간에 쫙 지나갔다. 그러면서 알아차렸다. 아, 근처에 핑크빛 불빛이 비치는 골목이 있었지. 거기 쇼윈도에 앉아 있는 아가씨들을 말하는 것이군. 이렇게 의미 파악이 되면서 무슨 영문인지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생각 없습니다, 하고 사장님은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리고 횡단보도를 건너 바로 그 문제의 골목을 앞을 지나갈 때 힐끗 보니 입구부터 먼 안쪽까지 쭉 붉은 불빛으로 가득했다. 심란했다. 좋은 아가씨와 차 한잔, 이라는 그 묘하게 로맨틱한 표현이 그런 뜻이라니. 담배를 찾아 붙여 물었다. 저 젊은 여인들은 도대체 무슨 사연으로 저기 저렇게 있는 것일까. “어이?” “네?”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가슴은 뛰네, 라는 시가 있는데 알지?” “네. 윌리엄 워즈워드의 시죠.” “맞아, 근데, 아가씨라는 말이 핑크빛 골목의 그 여인들을 뜻한다는 걸 알아차린 순간 왜 내 가슴은 뛰었던 것일까?” 나도 그게 궁금했으나 사장님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왜 가슴이 뛰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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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옵환 실물을 가까이서 보지않으믄...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