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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는 출산 전에 비해서는 덜 긴장되어 보였지만 그래도 촉각을 곤두세워 주변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우리는 누가 침입하지나 않을까, 애기들을 어디 다른 데로 물어 옮기지나 않을까 걍 숨죽이고 지켜봤다.
궁금하기도 하고 조마조마 하기도 하고... 그렇게 2~3 주일이 흘렀다. 그 사이도 넘이 계단 밑에서 나오다가 우리한테 들키는 경우가 몇 번 있었지만 우리도 그렇고 넘도 그렇고 여전히 서로 모른 척, 아닌 척 태연하게 하고 지냈다. 사료와 특식과 물은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챙겨줬다. 아침 일찍 그리고 밤 늦은 시간이면 배가 홀쪽해진 채로 현관 앞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다가 뭐든 갖다 주는 대로 옴싹거리면서 잘 먹는 걸 보고 기특하기도 하고 적잖이 안심이 되었다.
외부로부터 침입해오는 넘은 없는 듯 했다. 좀 늙은 냥이 한 넘과 좀 젊은 검은색 계통의 얼룩이 둘이 가끔 담을 넘어오는 정도였고 다른 넘들은 일체 얼른거리지 않았다. 두 넘도 신기하게도 먹이를 노리는 것 같진 않았다. 그저 산모가 먹을 동안은 담장 위에서 지켜보고 앉아있는 편이었다. 어찌 보면 산모 하나를 놓고 저들 둘이서 무슨 원로회의나 그런 거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짐작컨대, 좀 늙은 냥이가 엄마고, 검은 색 얼룩이가 언니 아닐까 싶다.
암튼, 팽팽한 긴장과 평온함이 공존하는 그런 묘한 분위기가 2~3주일 계속되었다. 넘이 움직일 때 어찌어찌 하다가 빨갛게 붉어져 있는 쬐그만 젖꼭지를 본 적이 있는데, 그걸 보고 애기덜이 잘 살아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3주일쯤 되던 날 드디어 계단 밑에서 삐~ 삐~ 하는 소리가 났다. 옳다구나. 애기덜이 계단 밑에 들앉아 있는 것을 두 귀로 확인하는 순간이다. 그로부터 하루가 다르게 소리가 자주, 많이, 그리고 또록또록한 소리가 들렸다. 삐~ 삐~ => 삑~ 삑 => 애오~ 애오~ 머 이런 식으로다가.
4주를 막 지나는 시점에서 상자 뽀시락거리는 소리가 한동안 나더니 하루이틀 더 지나자 드디어 새끼덜이 모습을 나타내었다. 셋인가? 넷인가? 우리 집 구조가 마침 저넘들의 동태를 샅샅이 살펴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계단과 건물 사이의 폭은 30 Cm 정도로 아주 좁고 계단 밑은 120 Cm 정도로 폭이 좀 넓어서 입구만 지키면 아주 천혜의 요새다. 그러면서도 집 안에서 계단 밑 공간으로 통하는 높이 50 Cm 가량의 집 환기구 역할을 하는 아주 낮은 유리문이 있어 넘덜의 동태를 살피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거기를 통해 화장실도 갈아주고 새로운 상자도 넣어주고 그런다.
한 번은 비가 와서 상자가 좀 젖어 있어 어쩌나 보자 싶어 한밤에 환기용 문을 살짝 열어놓았더니 어느 새 어미 넘이 안으로 들어와서 태연하게 누워있었다. 우릴 보자 어? 너덜이 왜 여기에 나타나지? 뭐 이런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그 다음날 밤에는 봤더니 으악~~. 애기덜이 무려... 여섯 넘이나 어미 가슴에 배에 들어붙어서 젖을 빨고 있었다. 세상에... 그로부터는 다들 제 집 마냥 들어와 그 공간을 여기저기 헤집고 돌아댕겼다. 우리가 들어가면 한쪽에 잡동사니를 넣어두는 수납장 바닥 밑으로 뒤뚱뒤뚱 들어가 숨어서 나오질 않고...
이참에 얘들을 그냥 집안으로 완전히 들일까 어쩔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문제는 의외로 쉽게 결정이 났다. 넘들이 한 3~4일 문 안으로 들어와 있는 사이에 여기 저기 떵오줌을 싸 놓았다. 계단 밑에 엄연히 모래상자가 있는데 왜 여기 맨 바닥에... 그러니까 넘들이 여기를 접수하고 구석구석에 영역 표시를 해 둔 것이다. 심지어는 수납장 아랫 칸에 몇 켤레 있던 구두 하나하나 속에 몽조리 떵을 싸 놓았다. ㅠ ㅠ .... 이렇게 되면 일곱이나 되는 넘들하고 우리가 같은 지붕을 이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해서 원래 저들 집을 좀 뽀송뽀송하게 다시 꾸며주고 환기용 문은 완전히 닫아버렸다. 해서 원래 저들 집으로 다 돌려보냈다.
그래도 호시탐탐 들어올려고 넘보기는 한다.
지금은 애기덜도 사료를 옹 ! 옹 ! 소리를 내 가면서 잘도 먹는다. 머 엄마 젖도 먹고. 물도 츱츱 먹어대고. 그 사이에 어미는 계단 쪽 입구에서 눈을 부라리며 지키고 있고. 그러다 이삼일 전부터는 애기덜이 드디어 바깥 쪽 마당까지 진출했다. 우리가 현관문을 나설라 치면 후다닥 어디 구석으로 숨기 바쁘다. 우리가 애기들 있는 곳으로 한 발 옮기기만 해도 넘은 딱 버티고 서서 털을 앞으로 잔득 세운 채 쓰~ 쓰~ 쓱 하는 쇳소리로 위협한다. 아랫 사진은 그냥 아무 일 잆이 평온하게 입구를 지키고 있는 장면이다.
사진이 마이 구리다. 너덜이 이해를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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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