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방은 우리집 사랑채 부엌 살창이다. 저 살창에 청어를 걸어 놓으면 과메기가 된다.
아이들이 지에미와 이모랑해서 스키장에 갔다. 참말로 집이 조용하다. 잔소리가 없으니 하루에 1kg씩 찔 거 같다. 침대에 뒹굴다 보니 춥다. 대청 마루 난로가 꺼졌나 보다. 아침에 살폈어야 했는데... 아침도 거른 채 참나무를 팬다. 배가 고프니 도끼질에 헛힘이 들어간다. 설맞은 장작이 이리 튀고 저리 난다. 서너 토막을 패 햇볕 잘 받는 쪽에 쌓는다. 사랑채 쪽에 눈이 간다. 맞다. 저걸 살창이라고 한다지, 혼잣말이다. 프라이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황태를 달달 볶다가 무채와 마늘을 넣고 맨 마지막에 파송송 투척해서 해장국을 먹는다. 어제 좀 과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쉬자' 다짐한다. 헌데 갑자기 과메기가 생각난다. 그래 올 겨울에는 못먹고 지냈어! 오후에 나가 과메기를 사다 소주 한 곱부? 장작 패다 눈길이 머물렀던 살창이 끄나풀이었다. 청어를 걸어 놓는단 말이야. 그럼 아궁이 연기가 살창으로 빠져 나가면서 청어를 그을리며 녹진하게 눅이고 찬바람이 들어 오며 얼기를 되우 하다보면 육질이 발효된다는 이야기다. 살창에 매달아 말려 먹던 건 옛 버전이고 요즘은 사진처럼 말린단다. 마누라 없는 오늘 첫끼는 말린 황태 해장, 저녁은 꾸덕꾸덕 발효시킨 청어, 아니 대신 꽁치가 되시겠다. 
마크 쿨란스키가 쓴 <대구>라는 책에는 명태를 왕눈폴락대구라 했다. 바스크족이 대구잡이를 상업 어업으로 발전시킨 것과 대구 무역이 세계사 변화에 중요 역할을 했음을 재밌게 쓴 책이다. 쿨란스키는 서아프리카 노예구매 대금으로 지불한게 세가지, 보스톤산 럼주, 소금절인 대구와 현금이라며 대구가 대서양 시대 삼각무역의 한 축이었다고 썼다. <대구>를 포함해서 당밀, 럼주, 노예가 유럽-북미-서인도제도-서아프리카 무역 순환을 만들었다는 책이다. 아들놈이 네델란드 독립 역사를 볼 때, 청어(헤링)와 신트할배(산타클로스) 이야기를 꺼내서 해준 적이 있다. 그걸 녀석이 만화로 그렸다. (아래 그림 말 풍선을 보려면 클릭하시라.) 
네델란드 사람들은 16세기에도 엄청 많이 따지고 싸웠던 것 같다. 프로테스탄트라는 이름 자체가 쌈박질 선수라는 뜻이니까. 그러나 돈이 된다면 성모마리아 초상화를 밟는 사람들이다. 도쿠가와 막부시대 데지마 상관에서 마리아 초상화 밟기가 실제로 행해 졌다. 돈이 모든 것에 앞서고 말도 디립다 안듣는 사람들인데 딱 한사람의 말은 잘 들었다고 한다. 이름하여 다이크(dikes, dykes, 둑방 쌓는 기술자), 다이크가 부르면 죽일듯 싸우던 사람들도 손잡고 둑방을 지키러 온다는 이야기다. 이렇듯 귀중하게 여기던 둑방을 네델란드 사람들이 일부러 무너뜨린 일이 있다. 레이덴 공방전이다. 1574년 레이덴 시장 반 데르 베르프(van der Werff)는 굶어 죽으니 항복하자는 시민들에게 자신의 팔을 잘라 식량으로 주었다. 시장 팔뚝을 끓여 먹은 민병대가 폭풍이 치는 날을 잡아 다이크를 무너뜨리고 스페인군을 작살낸다는 이야기, 끝에 신트 할배가 등장한다. 굶주린 레이덴 시민들을 위해 흰빵과 청어를 싣고 와서 시민들을 살렸다는 전설이다. 신트 할배 축제라는 것이 있고 그 날을 기념하여 시정부에서 흰빵과 청어 삭힌 것을 나눠 준다 한다. 호젓한 저녁 나절, 과메기에 소주 한 곱부를 들이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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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에 돌돌 말아 먹던 그거...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