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작은 모임에서 만난 두 여사님들이 다녀갔다. 우리를 데려다줄 겸 우리집 구경도 할 겸...
얘기 도중에 귀농, 귀촌문제가 나왔다.
두 여사님 왈
"귀농하면 힘들어. 시골엔 맨 일 투성이잖아. 그냥 보기좋은 그림 구경하듯이 가끔 바람쐬러 다니면 모를까?"
"귀농한다고 일을 왜 해? 난 일은 못해. 그냥 사람들 불러서 일 시키면 되지."
내가 헐~ 웃음이 나와서 웃었더니 날 쳐다보면서 그런다.
"내말이 맞죠? 시골산다고 꼭 죽어라 일할 필요 뭐 있나요? 그런데 이 꽃 이쁘네요. 한 포기 좀 줘요. 난 이쁜 꽃보면 꼭 얻어가고싶거든요."
기가 멕혀서 빨리 보낼 심산으로 호미를 들고 달라는 꽃 무더기를 떼내는데 옆에서 이렇게 중얼거린다.
"꽃은 얻으면 되고 먹을 건 사면 되고...난 이렇게 살아."
여사님의 잘난 냄푠은 정부 관료로 정년퇴직 후 모 기업 낙하산인사로 들가서 한달에 두어번 출근도장 찍고도 기백만원 월급봉투를 가져온다고 자랑이고 곤지암이랑 청평에 별장있고 별장지기들도 두고 살며 서울 종로, 남산에 아파트를 두고 산다는 잘나신 사모님의 잘나신 사고에 묵념!!!
가끔 이런 족속들을 만나면 몇날며칠을 두고 배알이 뒤틀리는 내심사는 뭘까? 그들의 일상이 부럽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괜히 심사가 꼬인다.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나라에 사는 사람이라서 그런가? 정직함이 대접받지 못하고 상식이 구겨지는 세상에 살고있어서 그런가? 아무튼 요즘 호미질하는 손바닥이 많이 아프다.
근데 울 동네에도 조금 순도가 낮은 아짐씨(울집보다 한 열배는 부자인...) 한 분 산다.
자기집 마당에 없는 꽃이 울 집 마당에 있으면 대뜸 하시는 말씀
"그거 나 좀 줘~"
그래서 우리도 겨우 구해서 늘리려고 한다고 하면
"아 그까짓거 좀 줘. 아니면 팔아~"
그 순간 예전에 웃찾사에서 봤던 "안팔아~~~"대사가 툭 튀어나올 뻔한 적도 여러번이다.
그 아줌씨가 자기집 마당에 핀 꽃 한 송이 준다고하는 거 못봤다.
뭐, 본시 넘의 마당 구경하는 걸 즐기지도 않고 탐하고싶은 맘도 없지만...
그냥 우리집에 있는 꽃은 그것대로, 다른집에 있는 꽃은 그것대로 두고 보면 되는데
꼭 자기걸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니 사람 욕심은 그렇게 끝도 없나보다.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