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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슷한 제목으로 자게에 몇 번 글을 올린 기억이 있다. 나도 연재 아닌 연재를 하고는 싶은데 능력과 시간이 뒷받침될까가 고민이다. 요 며칠 학생들 시험기간이어서 시간이 좀 널럴하다. 아니러니하게도 단과 선생들은 학생들 시험 때면 놀 수 있는 때다. 내가 그 당시엔 좀 똘아이 기질이 있어서(지금도 희미하게 남아있겠지만) 내 주위엔 사건 사고가 많은 편이었다. 그게 도리어 이제 나이 들고서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게 되었지만.
내가 고딩 때 아마 육계장 사발면이 첨으로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그냥 일반라면을 끓여 먹는 게 맛이 더 좋지만 그 때는 신제품이라는 거 하나로 물론 간편하다는 것도 거들었지만 그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입이 쪼매 까다로워서 곧잘 엄마를 졸라서 저녁 시간엔 학교 식당에 가서 사발면 하나 사다가 밥 말아 먹곤했다.
어떤 학교에도 꼭 존재한다는 젓가락 하나만 가지고 돌아다니는 위인들이 있었다. 내가 고2 때였고 그 형은 3학년이었다. 이 양반이 식당에 가면 항상 볼 수 있는 사람인데 꼭 젓가락 하나만 들고 다니며 '야 한 입만 먹자' 하면서 후배들의 라면을 뺏어 먹는 거다. 당시엔 좀 유별난 데가 있어서 남의 집 반찬은 절대 먹지도 않았고 그러다 보니 밥 먹을 때면 어울려 먹지 못하고 혼자 먹곤 했다. 욕 쳐들어 먹을 일이지만 그래서 종종 부모님이나 누나들이 돌아가면서 학교로 저녁밥을 들고 오곤했었다. (재수 없겠지만 내 성향을 설명하고 싶었다)
몇 번 그 선배의 젓가락질에 불쾌해 하고 있었는데 사건이 나던 그 날도 어김없이 그 선배가 다가와서 한입만 먹자한다. 난 조용히 주머니에서 300원(당시 사발면 가격)을 꺼내서 테이블 위에 놓으면서 하나 사 드시라고 조용하면서도 공손하게 말씀드렸다. 그러자 그 선배가 얼굴이 벌개지더니 식당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 '야, 이 개새끼야! 내가 거지냐?' 하길래 난 더욱 더 엄숙한 얼굴과 목소리로 '거지가 아니면 매일 왜 이러고 살아요?' 라고 대답질을 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에게 다가오는 주먹.
나도 모르게 먹고 있던 사발면을 들어서 그 선배에게 던졌는데 하필이면 선배 얼굴 쪽으로 날아갈 게 뭔가? (절대 고의였다 ㅋ) 그러면서 애들이 밥 먹고 있던 테이블 가운데를 우당탕탕 뛰어서 잽싸게 도망갔다.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그 때 학교 식당은 노랑,빨강,파랑 등이 섞인 비닐 천막으로 꽤 넓직했고 테이블이 세로로 길게 몇 개 놓여 있었는데(테이블 당 70~80명 정도는 앉을 수 있었지 싶다) 의자는 등받이 없는 긴 의자가 죽 놓여져 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일단 튀고 보니 갈 데도 없고 해서 밴드부가 연습하는 뒷산으로 향했다. 거기가면 식후에 담배 한 대씩 빨고 하는 무리들이 있어서 그 중의 얼굴이 익은 친구에게 3학년의 머시기 형 좀 불러 달라고 해서 간신히 그 형의 중재로 일이 마무리 되었다. 뭐 내가 그 선배에게 사과하는 형식을 빌었지만 사실 그렇게 미안하지도 않았다.
그 뒤로 얼마 동안은 학교식당에서 젓가락족들이 사라졌었다. 물론 금방 다시 부활했지만 그 무리 중에서 그 선배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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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