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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뱀과 아주 특별한 연이 있는게 틀림없다. 모두가 잘 만나지 않는다는 뱀. 나는 시골가면 거의 안빼놓고 만난다. 이번에두 결국 만나고야 말았다. 일광욕하느라 몸뚱이만 기왓장 밖으로 내밀고 있는 놈과.
뱀에 대한 두려움, 정확히 말하면 싫은 마음이 점점 심해진다. 이것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수도없이 맘속으로 노력했다. 귀여워해야지~ 그러나 산에만 가면 뱀을 의식하느라 온 맘을 다 빼앗기고 만다.
3일간 치악산 구룡사에서 지냈다. 주로 숲속을 돌아다니는게 목적이지만, 이번엔 빨리 해치워야할 작업이 있어서 집중해서 해치울려고 아예 간이책상까지 들고갔다.
산사는 아무리 휴가철이라도 조용하고 시원해서 뭔가 집중해서 해 치우기는 아주 효율적이다. 게다가 구룡사처럼 한적하면서도 시설이 좋고, 아무도 관여하지않는 곳이 드물다. 여기 일년에 몇번씩 들어가지만, 아직 스님들과 대화를 해 본적이 없을 정도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서울서 그리 멀지도 않고, 주변 산보길이 아주 좋타. 또 밥하는 아짐이 키우는 귀여운 고양이 세마리와, 주지스님이 데려온 아기골든리트리버도 있다.
가는 방법 : 인터넷 홈피에 휴식형템플스테이 신청서를 적는다. 입금하고 전화한다. 금액/ 1일 3식 3만원. 입장료, 주차료 무료. 샤워나 세탁기 사용등 집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이 가능하다. 다만, 음주, 흡연, 대화 등 알아서 지킬건 지킨다.
다시 뱀이야기. 역시 이번에도 뒤뜰에서 체조하다가 일광욕중인 뱀님과 만났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뱀을 본 것이고, 뱀은 나를 보지 못하고 하루종일 그 자리에서 일광욕을 하다가 비오니 사라졌다. 다음날 난 체조하러 뒤뜰로 가지 못했다. 줄곧 내 옆방을 사용하고 계시던 60정도의 강원도 촌부가 마루에서 책을 보기 땜시 자주 인사를 나눴다. 전형적인 촌부에 강릉사투리. 무슨책을 읽나 슬쩍보니, 대승신기론을 보고 있었다. 속으로 좀 놀랬다. 그래서 이아저씨에게 내 이야기를 한 번 해보고 싶었다. 뱀이야기, 뱀에 대한 두려움, 뒤뜰의 뱀......
이 분이 이렇게 말했다. '오랜 수행을 하는 스님들도 하물며 잘생긴 사람이 더 대접받게 되어있습니다. '여기 개와 고양이를 무지 귀여워하시는 듯 한데, '뱀이 그 동물들이랑 다른건 징그럽게 생겼다는 거 외엔 없지요 '뱀이 나를 해할것이란 생각때문에 무서운건 아니실테고....
정확했다. 난 뱀의 속성보다 외모때문에 얶매여있던 것이다. 내가 해하지않으면 그들도 나를 해하지 않는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있었지않았는가?
이젠 뱀에게 조금 덜 묶일 수 있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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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