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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국가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국민들 개개인이 원하건 아니건 국가 지도자는 끊임없이 그런 그림을 그려 보여야 한다. 우리의 좌표와 행로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현재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아야 할 거 아닌가. 살아간다는 것은 개인적 차원에서도 국가적 차원에서도 대해에 떠 있는 배를 몰고 가는 것과 같다.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제시한 큰 그림이 뭔지 모르겠다. 창조 경제라는 괴상한 수식어 가지고 호들갑을 떨기만 하다가 그쳤다. 대북관계에 뭔가 돌파구를 만들 만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도 없고, 전면적인 정치 개혁을 통해서 국민들의 의지를 모으는 일도 한 바 없다. 경제민주화 어쩌고했지만 헛 구호로 그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장관들과 회의하는 모습을 보면 숨통이 막힌다. 너무나도 교과서적인 소리를 읊어대면 다들 받아 적기나 하고 앉았으니 이건 뭐 조선시대 조정도 그보다는 낫겠다. 혹시 텔레비전 카메라가 돌아갈 때만 그렇고 카메라가 아웃되고 나면 서로 열띠게 대화하고 토론하고 그런 것인가. 세월호 참사 때 유진룡 장관이 내각 총사퇴하자고 말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봐라. 유 장관의 말을 출발점 삼아, 대통령은 토론을 유도해야 한다. 장관들의 견해를 듣고 자신도 견해를 말하고, 그렇게 대화를 주고받고 토론하는 과정 자체가 다양한 비전이 탄생하는 공장이건만... 일언지하에 입 다물라고 했으니... 사람들은 누가 무슨 소리를 해도 그가 듣지 않는다고 말한다. 고집을 부린다고. 내가 보기에는 그의 지성의 그릇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작은 탓이 아닌가 싶다. 자신이 무엇을 제대로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자신의 머리가 따라갈 수 있는 수준과 영역이 어느 정도까지이고, 어디서부터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어떤 것들에 대해서 지시를 내리고, 어떤 것들을 토론을 통해 결정해야 하는지... 그런 기본적인 자기 인식이 안 되어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국가 지도자의 지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대단히 불행한 일이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성취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노력한다고 당장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없는 것이 지성이다. 대통령 후보 텔레비전 토론 때, 수준 미달의 언어와 문장, 그것도 거의 암기한 것 같은 문장을 기계적으로 말하는 것을 보고 솔직히 몹시 걱정했었다. 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머리가 감당을 못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하나. 국가를 위해서 스스로 물러나는 게 가장 좋지만 그럴 일은 없어 보인다. 강제로? 하지만 무슨 근거로 탄핵할 것이며, 발의한다고 해도 국회를 통과하지도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암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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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