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의회주의자 박지원이가 '상생의 정치'를 명목으로 한-EU FTA 통과에 눈을 감아줬고, 그 덕분에 팔자에도 없이 참여당-민노당-진보신당 간의 공동전선이 형성되었다.
이걸 가지고서 진보정당과의 대화의 통로가 열렸다고 성급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나는 그들과의 대통합은 불가능하고, 설령 통합할 지라도 내년 4월을 마지막으로 파국에 치달을 거라고 믿는 사람이다.
걔들하고 우리하고 한-EU FTA에 반대하는 근거가 뭐냐? 우리는 참여정부 때의 원칙이 흔들렸다는 거다. 한-양키 FTA 당시 노짱은 3년 간의 쇼부 협상 끝에 '네거티브 조항'이라고 해서 개방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개방하지 않을 권리를 얻어냈는데, MB는 노짱이 얻어 낸 그 안전핀을 뽑고서 미국에게 주도권을 아싸리 넘겨줬으며, 이제는 EU에게도 주도권을 넘겨주려고 한다는 거다. 우리를 옛날 학파에 빗대자면 박지원-박규수-오경석-오세창으로 이어지는 '동도서기파'라고 해야할까?
근데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애초에 FTA 비준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노짱이 3년 간의 협상 끝에 얻어낸 '네거티브 조항'도 영리병원 건립, 카지노 건립을 막을 수 없는 조항이라고 구라치는 새끼들인데 더 이상 말이 필요한가?? 얘들을 옛 학파에 빗대자면 기정진-이항로-최익현으로 이어지는, 오늘날 정동영에 비견될 거품족인 '위정척사파'와 비슷하다고 할 것이다(난 개인적으로 위정척사파나 김옥균 일파나 둘 다 싫어한다. 둘 다 허수아비 이원범이 등쳐먹으면서 잘 먹고 잘 살았던 기득권자들 아닌가?).
우리들과 진보 정당은 물과 기름이다. 크게 보면 목표가 같지만, 작게 나눠보면 애초에 개론부터 180도 다르다. 무상 의료 문제만 봐도 참여당은 영국의 무상 의료 제도가 적당히 시간만 때우다 가는 의사양반(그게 인두제였던가? 건강보험 고객이 보건소의 특정 의사에게 배정되고, 보건소 의사들은 적당히 시간만 보내면서 간다는. 잘 생각이 안 난다)들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양대 진보정당은 "그런 얘기 할 거면 딴나라당으로 꺼져"하면서 애초에 문제점은 듣지도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공조를 해? 일제 강점기 초창기에 신분 문제를 놓고 갈등하다 일본군에게 박살났던 우리 의병대처럼 참여당도 소리없이 사라질까 걱정된다.
난 죽으나사나 우리의 와일드 카드는 첫 번째가 독자 노선, 두 번째가 창조한국당과의 합당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우리와 마음이 맞는 친구다.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