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참여당이 한국의 자칭 진보세력이라는 민노당, 진보신당과 통합하는 것에 찬성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일단 생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통합을 하더라도 그들의 실체(실체라기 보다는 수준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같다)를 똑바로 알고 해야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진보신당 세력이 민노당과 갈라선 이유가 북한을 대하는 입장이라고 하는 것은 다 알 것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이유는 다른데
있다. 바로 민노당 주도세력의 패권주의이다. 무슨 뜻인지 모르는 사람은 이곳의 다른 글들을 찾아서 읽어보길 바란다.
근데 웃기는 건 만약 진보신당 세력이 다수파가 되면 똑같은 짓, 안 할 것 같은가? 그네들도 똑같다. 80년대, 90년대 학생운동
해봤던 사람들은 알 것이다. 당시 NL이든 PD든 자신이 주도권을 잡은 단위에서는 다 패권주의 했다.
솔직히 한국현대사에서 50년대 진보세력이 멸종된 이후로 제대로 된 민주주의자는 노무현 세력이 최초다. 그 전에는 자칭 진보든
아니든 결정에의 승복 및 소수파의 배려라는 민주주의 기본을 지키는 세력은 없었다. 다 자기가 다수파일 때만 승복이라는 가치를
강조했고 소수파일 때는 배려라는 가치를 강조했다. 진정한 민주주의자들이 아니었던거다.
민주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가려면 다음과 같은 2가지 충분조건이 포함되어야 한다. 첫째, 소수파도 노력하면 다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존재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제도와 문화가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둘째, 다수파가 내리는 결정이 소수파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이게 안 되면 소수파는 합쳐있어서 생기는 이익을 걷어찰 용의를 가지게 된다. 분리독립하는게 더 낫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는 말이다.
지금은 독자노선이 거의 막다른 골목에 부딪힌 상황이고 민주당은 사실상 딴나라와 차별성을 찾기 힘드니 민노당 등과 합치는 것을 적극
검토하지만 아마 내 예상은 합친 후 얼마 가지 않아 '이러느니 분리독립하는게 낫다'는 움직임들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자, 정리하자면 패권주의자들과의 정치 어떻게 해야하나가 내 고민 지점이다. 민주당 패권주의자들과의 정치는 열린우리당 실험으로 포기한지 오래다. 그럼 민노당 패권주의자들과의 정치는? 잘 될까?
나는 이것도 비슷한 난이도로 힘들거라고 본다. 차이가 있다면 민주당 패권주의는 이익지향의 패권주의, 민노당 패권주의는 가치지향의
패권주의라는 정돈데 결과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된다.(아무리 의도가 순수하다고 해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으므로 나타나는 결과는 매 한가지임)
가치지향이든 이익지향이든 얼치기 민주주의자(패권주의자)와 함께 같은 조직을 꾸려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정한 민주주의자가
다수파가 되어 위의 민주주의 운영원리대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 뿐이다. 패권주의자가 다수파가 되는 순간 나머지 모든 소수파들은
분리독립의 원심력이 작동할테니까 말이다.
우리는 과연 짧은 기간 내에 다수파가 될 수 있나? 나는 힘들다고 보지만 어차피 길이 이 길 뿐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내 결론은 사상투쟁이다. 가치지향의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다수가 되는 길은 이 길 밖에는 없다. 물론 그들이 좌파이기 이전에
진정한 민주주의자라면 이런 노력은 별로 필요없을 수 있겠으나 현실은 여러분들이 아는 바와 같다. 결국 일반 개미 당원들이 보기에
우리쪽의 개별 정책 뿐만아니라 철학과 사상이 매력적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다음편부터 한국좌파의 철학과 사상 중 핵심 몇가지를 디벼보도록 하겠다. 부족한 부분은 다른 분들이 메꿔주길 기대한다.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