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서울시> 노근/ 박봉팔닷컴/ 기사입력 2011년 7월 31일 오후/ 날씨 한나라당스러움 서울시가 기존에 마련해 놓은 수해 방지 대책을 전면 재검토 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추석 폭우로 서울의 심장부 광화문 광장까지 물에 잠기자 대대적인 수해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고 발표했었지만 올해 또 물난리를 겪어 곤혹을 치뤘다.
작년 서울시가 발표한 대책은 광화문 광장 일대 지하에 배수 터널을 만들고, 상습 침수 지역에는 빗물 저장 시설을 늘려서 50년 만에 한 번 올 만한 폭우에 견디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책을 발표한 지 다섯 달 만에 서울은 또다시 물에 잠겨 기존의 대책이 무의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YTN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 관계자는 "이제 몇십 년 만에 한 번 올 만한 비에 대비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다"며 "한 시간에 백 밀리미터가 넘게 쏟아지는 폭우에 대비하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우선, 광화문 지하 배수 터널 규모를 키우는 방안부터 검토하고 있으며 또 강남역 주변에도 광화문 같이 지하 배수 터널을 만드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케이블망이나 가스관 등 땅 속에 묻어 놓은 시설이 많아 하수관 공사를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습 침수 지역인 강서구와 양천구에도 대형 빗물 저장 시설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역시 배수 터널을 만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 새로 만들기로 한 빗물 펌프장의 용량을 늘리거나, 아예 빗물 처리 방식을 바꾸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내용의 개선을 위해 자치구마다 자문단을 꾸려서 수해 방지 시설 현황을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조사 이후 각 자치구에서 올린 보고서를 바탕으로 전문가들로 구성된 방재위원회 조언을 얻어 구체적인 계획을 새로 짠다는 방침이다.
그렇지만 서울시가 작년 추석 폭우 이후 세운 대책이 사실상 폐기 됨으로써 안일한 대처를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에 충실한 서울시가 '100년만의 폭우'를 2년 째 강조하다 보니 차마 내년에는 써먹을 염치가 없어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냉소를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시는 오세훈시장 취임 이후 수해 방지 예산을 계속 삭감하고, 작년 물난리를 교훈삼아 수해 방지 대책을 면밀히 세우기 보다는 디자인 서울로 명명된 토목/건축 사업과 무상급식 반대에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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