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8일 오후 뜨거운 열정의 20대들과 함께 허심탄회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유 대표와 20대의 이번 만남은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 특별기획 '정치인과 대한민국 20대 청춘과의 끝장토론'에서 성사된 것으로 9일 방송되며 지난 주에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출연했었다.
이날 토론은 1대 다수의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지식소매상'으로서 빼어난 입담을 과시해 논객으로도 정평이 난 유 대표와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될 열정과 패기의 20대들이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토론의 주제는 야권대통합과 진보통합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진보와 복지 등 다양한 현안을 다루었으며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유 대표는 우선 진행자인 백지연씨와 10초 내에 답을 해야 하는 '돌발질문' 시간을 가졌다. 여기서 그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대해선 "전화번호를 몰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선 "헌법을 존중하시오"라고 권고해 눈길을 끌었다.
여러번 탈당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시절 딱 한 번 조용히 탈당한 적은 있다"며 "개혁당을 해산한 후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한 적은 있다. 탈당을 자주한 것은 사실이 아니니 거두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20대와의 토론으로 넘어간 유 대표는, 지난 6.2 지방선거와 4.27 재보선 패배에 대해선 "정당지형을 변화시켜 정치혁신을 이루고픈 욕망을 절제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저에게 유리한 경선 룰을 고집한 적 없다"며 "경기도지사 나갔을 때 불리한 룰을 받았었다. 불리하지만 받은 것은 졌을 때 최소한의 합리성을 갖춘 규칙이다는 판단이 들어 받았던 것이지 유리해서 받은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참여당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이념적 지향이 비슷해도 당을 달리할 수 있다"며 "당원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않는 민주당과는 비슷해 보이는 점이 있어도 함께 할 수 없다. 당원에게 당에 대한 권리와 의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야권대통합이 가능하려면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서로 다른 당의 운영원리를 극복해야 한다"며 "혁신과 통합이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제안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참여당이 노동자와 농민을 위한 가치가 없어서 그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며 "현실적인 힘과 역량이 부족해서 그렇다. '시민은 자유롭게, 국가는 정의롭게'라는 모토를 실현할 실력이 부족한 것이다. 밖에서는 힘이 부족한 것 보다 가치가 부족하다고 얘기하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한미FTA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개방과 통상을 찬성한다"면서도 "(개방, 통상을 찬성하는 것은) 취향이 아니라 환경의 문제"라고 역설했다. 유 대표는 "개방을 피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여건 상 그렇다면 그 길에서 개방도가 높은 북유럽 국가들처럼 인적투자를 많이 해야 유의미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나 유 대표는 "자본의 이동을 통해 양 국의 제도를 조정해야 하는 ISD, IPR 등과 같은 문제가 산적한 현행 FTA 비준은 곤란하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유시민과 참여당이 진보냐는 공격에는 "차이를 찾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며 "같냐 다르냐는 명확히 객관적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와 '비정규직도 살만한 세상'을 꿈꾸는 이가 함께 일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서로 다른 그대로를 인정하며 최대공약수를 찾아 다수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 차이를 찾는 것보다 의미가 있다"며 "참여당과 진보당들의 그 차이는 공존 불가능한 차이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는 "진보를 솔직히 정의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면서 "각자 마음 속에 있는 것인데 굳이 규정하자면 함께 살자, 돌아보자, 연민의 정을 가지자 정도일 것"이란 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진보의 프레임을 참여당이나 민주당이 가져가서 화가 난다는 한 20대 패널의 질문에는 "진보의 타이틀을 혼자 가지고 싶나"고 물으며 "남들이 '진보'를 말하면 불쾌한가? 저는 우리 편이 많아지는 것이라 좋다"고 일침을 가했다.
복지에 대해선 "지속가능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출이 너무 적어서 문제"라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무상급식 등은 모두 사람에 투자하는 것으로, 더 이상 산이나 강바닥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 예산을 낭비하고 복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끝으로 북한에 대해선 "국가의 운명을 유전자의 대물림에 맡기는 것은 문명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어리석은 일"이라며 "그러나 대화하고 협상해서 하나가 될 상대여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며 조심스레 접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북한체제가 좋아서 조심스러운 것이 아니"라며 "한나라당처럼 분열과 대립은 누구나 일으킬 수 있지만 거기에 평화와 협력을 불러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한나라당처럼 이분법으로 누가 못하나. 오해를 받더라도 평화에 대한 신념이 있는 사람만이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현 정부의 대북관을 비판했다.
유 대표와 20대들이 벌인 열띤 토론은 시종일관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며 흥미롭게 전개됐다. 유 대표는 여러 패널들의 질문에 여유있으면서도 위트있게 답하는 모습이었다. 20대들도 유 대표에게 스스럼없이 궁금했던 점을 질문했다.
청춘토론단으로 참가한 22살 남자 대학생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보수"라고 소개하면서도 "유 대표에 대해서는 특별히 악감정이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21살의 여자 대학생은 "유 대표가 자주 말을 바꾸는 모습은 솔직히 좋아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당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26살의 남자 대학생은 "유 대표의 저서들을 읽어봤는데 솔직히 별로"라면서도 "진보통합이 된다면 탈당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함께하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29살의 남자 취업준비생은 "유 대표를 예전부터 지지해왔다"며 "2번의 선거에서 떨어진 후 다소 조용하신데 잘 극복해서 비상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끝)
난 요즘 유대표의 적극적인 행보가 맘에 든다. 좀 가볍게 보일지라도 지금과 같은 언론의 적대적인 환경에서 젊은이들에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한다. 이번 나꼼수 출연도 적어도 트위터 상에서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유시민이라는 이름 석자를 강하게 각인 시켰다고 본다.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