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일성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1.18 11:35 | 최종 수정시간 11.11.18 11:41
보수와 진보의 공존 모색과 관련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좌빨이다, 종북이다 해서 말살 대상으로 보지 말라”고 주문했고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깡패 집단으로 부르지 말라”고 요구했다.
‘오늘 우리 정치는?’이란 주제로 17일 밤 진행된 MBC ‘100분 토론’에서 사회자 황헌 앵커의 “보수와 진보의 통합, 우리 사회 갈등을 통합, 화합할 수 있는 핵심 열쇠가 뭐가 될까, 한가지 키워드로 답해달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유시민 대표는 “보수와 진보의 통합은 불가능하다, 보수와 진보가 통합되면 단색으로 사회가 변하기에 건전한 발전이 있을 수 없고 공존해야 된다”고 질문을 정정한 뒤 “기본 원칙은 화이부동이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서로 다르지만 화합해서 살아가는, 경쟁도 하고 대립도 있지만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는데 핵심이 있다”며 “외국의 민주주의 선진국도 상대를 말살해야 될 적으로 보는 데에서 공존하면서 경쟁해야 될 경쟁자로 바뀌는 데까지 많은 세월이 걸렸다”고 정치 흐름을 짚었다.
“우리도 그런 문화가 아직 부족하다”며 유 대표는 “안타깝게도 보수당인 한나라당쪽에서 야권을 좌빨이다, 종북이다면서 말살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 역사적 경험까지 덧붙여져서 말살대상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진보진영쪽은 그에 대한 안티, 반발로 한나라당이 박멸대상인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공격이 오가는 상황”이라며 “먼저 과거 상대를 말살하려고 여러 차례 실제로 했던 보수 정당쪽에서 이 문제 먼저 풀어달라, 국가보안법 좀 폐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유 대표는 “폭력으로 자기의 견해를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자유주의 민주국가에서는 어떤 주장도 다 용납돼야 한다는 게 19세기 존스트어트 밀의 ‘자유론’에 다 나와 있다”며 “우리가 아직도 19세기 수준도 못 벗어나고 있다는 것은 좀 창피한 일이다, 그것부터 좀 풀어주면 공존이 굉장히 잘 될 듯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최고위원은 “보수와 진보, 상대적인 개념이다. 세계사를 통해 검증된 인류 보편의 가치가 있다”며 “근대적인 자유주의와 민주국가의 기본 질서가 공통점이다”고 말했다.
원 최고위원은 “상대에 대한 인정과 관용이 바탕이 되는 자유의 공간이 출발점”이라며 “국가보안법 같은 각론적 문제는 들어가면 토론이 길어지니까 제쳐놓고, 지금 복지국가 화두가 제기되고 있다”고 논지를 이어갔다.
“유럽의 경우는 좌파, 우파 연합들이 성장 연합, 분배 연합이 서로 엇갈리면서 집권한다”며 원 최고위원은 “국민들의 생활로 흡수되어 사회의 인프라가 된 상대방의 성과에 대해서는 수용하고 간다”고 주장했다.
원 최고위원은 “보수가 강조하는 현실에서의 검증된 성과, 책임능력, 안정감 등에 대해서는 진보가 인정하고 진보가 이룬 분배, 소수에 대한 권리의 확산은 또 보수가 인정해야 한다”며 “서로가 공통점을 쌓아 나아가면서 미래를 향한 국민의 선택에 대해서는 발전적인 경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선 상대를 규정지어선 안된다, 상대편이 100명 있는데 그중에 깡패가 2명 있다고 ‘깡패집단’이라고 불러선 안된다”며 “내용을 갖고 국민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콘텐츠 경쟁’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 대표는 “진보진영이 한나라당 보고 강부자당, 병역기피당, 성희롱당이라는 수사를 쓰는 것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시는 것이라고 본다”며 “일반 시민들이라면 모를까 함께 정치하는 사람들끼리는 경청할 만한 말씀이다”고 공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유 대표는 “동시에 한나라당은 종북주의 당, 좌빨당이라는 것을 자제해달라”며 “그것만 해도 없어도 많이 괜찮아질 것이다”고 거듭 요청했다.
원 최고위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 인격의 문제이고 수준의 문제이다”며 “입이 거친 사람들이 득세하는 구태 정치부터 정리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회자 황헌 앵커는 “현실은 여야 막론하고 당 대변인 입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고 꼬집었다.
이날 두 사람은 안철수 현상, 2040 세대, 한미FTA, 한나라당 혁신, 야권의 혁신과 통합 등에 대해 다양한 토론을 벌였다. 애초 보수와 진보의 대표적 논객으로 치열한 공방을 예상했지만 날선 말을 삼가고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드러운 분위기로 토론이 진행됐다.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