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식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2.22 10:49 | 최종 수정시간 11.12.22 11:01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민주통합당의 등원 전격 합의에 대해 22일 “민주통합당이 국회에 등원하면서 한나라당은 해체 직전의 난파선에서 예산안을 합의처리하는 여당의 위치를 회복한 셈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을 의지하고 한미 FTA 발효절차를 중단하겠다는 선언을 촉구하고 또 따냈어야 했다”며 이같이 질타했다. 이 대표는 “한나라당이 쉽게 응하지 않는다면 연말까지라도 등원거부를 감수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이 상황이라면 한나라당이 혼자서 예산을 단독으로 처리하겠다고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이 대표는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폭발시킨 한미 FTA 문제에 대해 발효 자체를 계속 진행시킬 것인지 아니면 미국이 생각하는 3월 말 발효보다 조금 더 늦게 19대 국회로 넘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일정한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거듭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용선 민주통합당 공동대표의 예산 날치기 우려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 대표는 “작년에도 예산안 날치기 처리 이후에 한나라당이, 특히 수도권 의원들이 굉장한 타격을 받았다”며 “그래서 향후에 국회에서 충돌이 벌어지면 거기 표결에 참여한 불출마 하겠다는 선언까지 나왔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미 불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강행처리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까지 한나라당이 이미 무너졌다”며 “그렇다면 좀 더 자신 있게 야당이라면 준예산을 감수하고라도 한미 FTA 발효를 중단시킬 결기가 있었어야 한다”고 민주당을 질책했다.
이 대표는 “97년 정권교체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역사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96년 말에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가 당시에 안기부법, 노동관계법을 날치기하고 나니까 야당이 아예 의원회관에서 방을 빼고 싸워서 날치기법을 우리 역사상 최초로 폐기시킨 적도 있다”고 선례를 들었다. 그는 “그 정도 의지를 갖지 않고 한나라당이 또 날치기를 하지 않을까 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이번 합의에 응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더 나아가 민주통합당이 “발효를 중단시키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 하는 패배의식이 기본에 깔려있는 것”이라며 이정희 대표는 “이럴 때 일수록 사실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것이 맞고 국민들이 그럴 준비가 다 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차피 안 되는 것 아니냐 생각하니까 ‘한미 FTA 날치기에 대해서는 합의문에 원만하게 협의처리 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한다’ 이 말 한마디 받아 놓고 한미 FTA 발효는 기정사실화한 채 피해대책 입법으로 요구사항 90% 받아들어졌다고 국회에 들어간 것”이라며 “창당하자마자 민주통합당이 민주당의 한계를 되풀이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 대표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 총선에 한나라당이 실제로 얼마나 부활하게 하느냐, 아니면 완전히 괴멸상태로 가느냐, 야당이 어떤 역할을 할까”라며 “국회의원이 아주 일반적인, 정상적이고 평화로운 상태에서의 임무와 지금 내년 격변기를 앞두고 있는 한나라당이 해체직전까지 간 이 상황에서 야당의 임무를 아마 혼동하신 것 같다”고 비판했다.
향후 야권연대와 관련 이 대표는 “민주통합당이 이 시점에서 등원을 결정하게 되면 야권연대의 기초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고 여러 차례 공식적으로 경고를 드린 바가 있다”며 “민주통합당이 자꾸 한나라당 쪽으로 뒷걸음질을 치면 연대가 사실 소용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은 지금 벌써 민주통합당의 등원결정에 대해서 누구편이냐 이렇게 묻고 계신다”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야권연대의 주체였는지 민주통합당이 스스로 냉철하게 돌아보셔야 할 때”라고 강력 경고했다.
이 대표는 “야권연대의 기초가 제대로 쌓여 있는지 확인을 해야 된다”며 “민주통합당이 실제로 예산안 합의처리를 불충분한 내용 가지고 나아간다면 아마 국민들 마음속에서 민주통합당이 더 이상 야당으로 자리 잡지 않을 것이다”며 “그건 민한당 되기 쉽다. 그렇다면 야권연대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