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글을 잡아찌버넣을라고 새벽 6시에 블로그로 잠입한 순간, 거 밑에 자동으로 뜨는 실시간 검색창에 강용석이 눈에 들어왔다. 또 뭔 짓을 저지르셨을꼬 봤더니, 17일
M-net에서 4시즌 첫 방송되는
슈퍼스타K4 3차 서울 예선 현장에서 '강씨'가 목격됐다는 거였다. 3차 예선 참가자 중 하나가 구석에서 폰질을 하고 있는 강용석을 발견하고 직짤해서 사진을 넷에 올렸는데, 가슴팍엔 당당하게 '강용석' 명찰까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황급히 내달은 내가 구글 검색창에 '가'를 미쳐 치기도 전에 늬우스도 이미 우르르르 ▼
정치인의 덕목 중 '능력'과 '선한 의지'도 중요하지만, 화제성, 욕을 하건 좋아하건 사람을 끄는 능력도 타고나야 하는 건데 강용석은 그게 되는 거 같다. 물론 사람 끄는 능력에 보태 이전에 털수/원순 저격하면서 어설프지만 뚝심으로, 그리고 실시간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일관성과 신뢰도로 보다 폭넓게 어필한 것도 있고.
참고로 탐정의 모친께선 "시사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그렇지 저렇게 재미없게밖에 못만드나" 욕을 하시면서도 강용석이 진행하는 TV 조선의 그 뭔 진실을 발켜내욘가 뭔가 하는 프로그램을 꼬박 챙겨 보신다. (난 테리비가 없다) 뿐만 아니라 역시 종편의 어떤 진행자가 여태 맞았던 초대 손님 중 가장 인상에 남는 사람으로 강용석과 '또 누구더라'를 꼽았다며 강씨가 직접 봐도 갠찮은 사람일 거라는 말씀을 내가 벌써 모친으로부터 네 차례나 들었다. 나이가 드시면 왜 같은 말씀을 또하고또하고 그러시는지. (쨌든 난 테리비가 없어서)
강용석의 솔직한 면이 드러난 게.. 지난 2월 박원순 서울 시장을 상대로 아들 병역 기피 의혹을 제기하다 대차게 깨지고 총선에서 망쪼가 들게 생기자, 나름 돌파구 차원에서 이것저것 찝짝대는 중에 그 중 하나로 '슈퍼스타K4를 지원'한 것이라 본인이 직접 말한 적이 있다. 이 정도 솔직함도 드물다. 근데! 결국 총선에서 6%의 거지같은 득표율로 선거 비용 보조는 개뿔, 펀드로 모은 2억 원을 차후 쌩똥 싸며 갚아야했던 강용석은 총선 직후 출연한 TV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슈파스타k는 왜 나갔어요?"
"총선에서 덕 좀 볼라고요"
"그래 도움이 좀 됐나요?"
"아뇨, 역시 유권자는 냉정하시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는 우리야 물론 재밌는데, 본인도 그것이 웃기다고 웃고 있어. 권위주의라고는 약에 쓸래도 찾아볼 수 없는 유쾌한 인간인 거시다.
2.
또 하나 여러분 그거 알고 있나? 박원순 아들 병역 의혹이 해소되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 그랬는데, 2월 공개신검 직후 일정상 국회가 안 열려서 강용석이 사퇴서를 제출 못 했다. 이때 오만 비아냥과 쌍욕이 퍼부어졌다. 사퇴한다 말만 하고 왜 사퇴 안 하냐고.
강용석 그때 구질구질 변명 안 했고, 자기가 '사퇴한다고 밝힌 시점 이후 받은 세비 전액을 정신대 할머니 후원단체'에 기부했다.
지 입으로 한 마디도 안 했다. 나같은 빠수니도 강용석 블로그 댓글러 중 하나가 거기 후원내역 캡챠 뜬 걸 댓글에 올려놓은 걸 보고 알았다. 당시 위키트리 비롯 중소 언론 몇 군데서 그 블로그 댓글을 인용해 기사 몇 개 나왔을 뿐임. 이후로도 강용석 지 입으로 "사퇴가 국회 일정 땜에 블라블라, 그래서 세비를 내가 위대하게 의미있는 곳에 쾌척 블라블라" 자랑 안하드만. 엔간한 정치인들 동네에서 할머니 손목 한 번 잡은 것도 20년을 우려먹는 거에 비해 강용석은 참 보통 정치인(?)들 하곤 종류가 다른 거 같애. 한 달 지나 TV동아에 출연한 강용석이 그에 대한 질문을 직접 받고서야 "예전 정신대 할머니 수요집회에 간다는 약속을 하고 못간 적이 있다.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걸로 끝이었다. 정치를 하자믄, 아니 정치뿐 아니라 장사를 해도, 뭔가 잠자리에 들기 전 낯부끄러울만한 일들을 인간세상에서 살아내자믄 하루에도 수 차례 해야하는데, 강용석은 그런 쪽에서 나름 자존심을 지키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함. 능력이 특출하면 자존심 지킬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또는 능력 이상의 것을 갈망하는 경우에, 인간은 쉽게 많은 것을 팔아먹을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강용석은 갠찮은 사람임.
3.
좋은 사람이고, 다 좋은데
그래도 노래는 오빠 몫이 아니다.
내 글이니 빡스에 전문 붙인다 ▼
강용석 - '붉은노을' 라이브 공연(지난 1월 28일 기사)
(얼마전 소속을 상실한) 강용석 의원이
(소속이 분명했던) 2010년 어느 날
국회방송 '나의 노래 나의 인생' 코너에 나와 열창한
희귀영상을 입수했다.
청년실업문제에 관심을 갖고
블로그 [공기업 완전정복 카테고리]에 09년~ 2010년에 걸쳐
400개 넘는 포스팅을 하고있는 강용석 의원은..
취업란으로 의기소침해있는 청년들에게 용기를 주기위해
템포가 빠릿빠릿한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선곡했다는데
함 들어바.
이 공연이 용기를 주나안주나..
강 의원의
"자기의 꿈을 이루기위해 노력중인 취업준비생들에게 이 노래를 바치겠사와.."
멘트와 함께 전주 나간다.
땅뜽따다앙뜽따다앙뜽따다응땅따ㅇ♪(X2)
뻘겅 악센트에서 나팔이 "따다" "뜨르" 멀티양념을 때려대는
전형적인 스텐드빠 반주형태다.
시작부터 감이 좋은데?
"..............." '으흠?'
"............. " '오호..?'
".............." '얌냠..'
"소리쳐 부르지만~~" '헉 머였지 방금? 닭?'
(자기도 당황해써. 손동작이 시작돼)
"...................." '음...'
"..................." '구래구래..'
"...................." '옳지, 이대로~'
"소리쳐 부르지, 므흐" '헉 아까보다 더 꺾였어. 닭소리2'
(남의 속도 모르고 혼자 신난 나팔오빠 )
땅뜽따다앙뜽따다앙뜽따다응땅따ㅇ(X2)
"....................." '3절도 있어?'
"....................." '오늘도 서울의 교통정체는...'
"......................" ' 아까보다 더 활발해진 손동작..그러나..'
"소리쳐 부르지마으~"
'오, 가성으로 처리했네..'
3절짜리 노래에 닭소리 2회는 머 그런대루...므흣? 하는 순간
가사 함 까머거주고..
.
.
'에라 모르겠다..'
이제는 아티스트 얼굴에 번지는 체념의 미소..
밑으로 흐르는? 자막
....."하바드 로스쿨 졸업(LL.M. 법학석사)"....
'하바드를 나왔으믄 머하나...'
'전국민 상대로 닭소리나 발사할라고
내가 그 힘든 공부를 해내뜽가...'
아티스트의 뇌리에 스쳐가는
수많은 상념들 중....
'헉?'
'왜 후렴이 또 나오지?'
미처 따져물을 새도 없이
"소리쳐 부흐르지마흐"
한소절에 닭소리 2회연타
3회연타
4회
5회
갑자기 우르르 몰켜드는 닭떼
씨발....ㅠ
(노래 끝)
이후 5분여 이어지는
아이티 자선구호활동/장학퀴즈 등 감동어린 사연에
시청자는 도당체 집중이 안되네.
부흐?
마흐?
꼬끼오
예술은 [정신]에 앞서
우선 [테크닉]이다
(끝)
야 기분좋다